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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Aug 14. 2023

눈물만큼 빈 널 사랑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언제 눈물을 그칠까

가만히 보고 있었어.

너무 긴 시간이라

졸기도 하면서.


이제 안 되겠다.

잠이 들 거 같거든.

한없이 흐르눈물 

'뚝'이라고 외쳐보는 건 어때?


딸꾹질 멈추라고

놀라게 하는 것처럼.

놀라서 주춤하다가

더 서럽게 눈물이 나겠지?


최면을 거는 거야.

슬픈 일이 없어. 

너무 행복해.

이 정도면 미친 거지?


그냥 눈을 감고

상상을 하는 건 어때?

눈을 들어 바라본 곳에

또 다른 네가 있는 거야.


그 아인

조명받아 빛나는 것처럼

환한 모습으로

행복하게 웃고 있.

 

눈물로 다 털어낸

텅 빈 마음에

재밌는 걸 넣었거든.

네가 미처 보지 못한 거.


사랑을 전하려고

어설픈 이야기를 써서

  간신히 뜨고

널 바라보는 나.


내가 준비한 글은 이거야.

눈물만큼 빈 널 사랑해.

빈만큼 사랑으로 가득 채울 널.

그 사랑으로 날 사랑할 널.




'어느 현명한 화가의 왕 초상화'라는 글 읽은 적이 있다.


옛날에 현명하고 자애로운 왕이 있었다. 그런데 그 왕에겐 다리와 눈이 하나씩 밖에 없었다. 역대 왕들의 초상화를 보던 왕은 자식들을 위해 초상화를 남기고 싶었다. 유명한 화가를 모두 불러 멋진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에겐 큰 상을 주겠다고 했지만 왕의 신체적 장애 때문에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한 화가가 자신 있게 지원했고 멋진 초상화를 그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초상화 속의 왕은 말 위에 올라타 한쪽뿐인 다리를 옆으로 내뻗고, 활을 든 채 한쪽 눈을 감고 화살을 겨누는 모습이었다. 멋지고 늠름한 풍모였다.


이 글을 읽고 감탄했었다. 어떻게 그런 상상을 했을까?

누군가에 대한 상상은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반영한다.  타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외적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감춰져 혼자 눈물 구덩이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 갖고 들여다보면 마음의 눈 하나, 마음의 다리 하나가 없는 사람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눈치챘다고 해도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내가 여러 가지 결핍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경험한 결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더 쉽게 알아볼지도 모른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왕에게 멋진 초상화를 그려준 화가 떤 마음이었는지 모르지만,

난 그 글을 읽고 이런 상상을 했다.  동화 같은 상상이다. 왕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말 위에서 중심을 잡는 연습과 활 쏘는 연습을 하는 거다. 아니다.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연습해서 초상화의 모습을 실현하는 거다. 얼마나 멋진가! 물론 난 그렇게 못한다~^^


'요즘 행복하지 않은 청년들이 많으니까'라는 나의 말에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저처럼요?"


난 그 청년의 결핍과 눈물 솔깃하다. 눈물이 흘러 빈만큼 사랑으로 채워질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한다.

앞의 글은 이 청년을 보며 쓰게 됐다. 내 사랑, 내 마음을 전해주려고.


결핍을 빛 삼아 사랑으로 채워질 서로를 기대로 바라보 삶, 서로 사랑하며

기대를 현실로 이뤄가는 삶.


함께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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