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현명하고 자애로운 왕이 있었다. 그런데 그 왕에겐 다리와 눈이 하나씩 밖에 없었다. 역대 왕들의 초상화를 보던 왕은 자식들을 위해 초상화를 남기고 싶었다. 유명한 화가를 모두 불러 멋진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에겐 큰 상을 주겠다고 했지만 왕의 신체적 장애 때문에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한 화가가 자신 있게 지원했고 멋진 초상화를 그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초상화 속의 왕은 말 위에 올라타 한쪽뿐인 다리를 옆으로 내뻗고, 활을 든 채 한쪽 눈을 감고 화살을 겨누는 모습이었다. 멋지고 늠름한 풍모였다.
이 글을 읽고 감탄했었다. 어떻게 그런 상상을 했을까?
누군가에 대한 상상은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반영한다. 난 타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외적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감춰져 혼자 눈물 구덩이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 갖고 들여다보면 마음의 눈 하나, 마음의 다리 하나가 없는 사람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눈치챘다고 해도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어쩌면 내가 여러 가지 결핍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경험한 결핍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더 쉽게 알아볼지도 모른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왕에게 멋진 초상화를 그려준 화가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모르지만,
난 그 글을 읽고 이런 상상을 했다. 좀동화 같은 상상이다.왕이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말 위에서 중심을 잡는 연습과 활 쏘는 연습을 하는 거다.아니다.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연습해서초상화의 모습을 실현하는 거다.얼마나 멋진가! 물론 난 그렇게 못한다~^^
'요즘 행복하지 않은 청년들이 많으니까'라는 나의 말에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저처럼요?"
난 그 청년의 결핍과 눈물에 솔깃하다. 눈물이 흘러 빈만큼 사랑으로 채워질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