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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Nov 06. 2023

묘비가 있다면

미리 써보는 유서

네가 여기 있다면 넌 외로운 거야

내가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어쩌지?


눈이 있음 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입이 있음 실없는 소리로 웃게 했을 텐데


사실 제일 아쉬운 건 팔이 없다는 거야

그냥 말없이 안아주면 되는데


나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냥 네가 상상을 하는 게 좋겠어


너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웬일이지? 너 오늘 유난히 예쁜데"라고 말하는 날 상상해


그리고 말없이 널 안아줄  상상해

네가  울고 나면 난 네 눈을 보며 한마디 할 거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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