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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Apr 06. 2024

꿈이었다고 생각해

흩날리는 벚꽃 잎 위에 웃음을

지금이 그 때야

애타게 기다린

벚꽃 잎 흩날리는 때


결심을 했거든

이제 아이같이 살지 않고

어른 같이 살기로


자기중심적이고

시끄러운 아이는

이제 보내려고


그래도 내겐 사랑스러운 아이를

아무렇게나 보낼 수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


그래서 생각한 거야

연분홍빛 양탄자에 태워

낭만적으로 보내야겠다고


그런데 경쾌한 웃음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보내면

난 내가 너무 어색할 거 같아


조금은 남겨놔도 될까?

그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될까?


난 여전히 꿈을 꾸고 싶은 가봐

천진난만한 아이의 꿈

이제 안 되겠지?


연분홍빛 양탄자에

경쾌한 웃음태워 보내야겠다

스치는 벚꽃잎에 내 웃음 있을지도 몰라




4월이 잔인한 달인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나에게 가장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건 벚꽃 잎이 흩날리며 내 얼굴을 스치고 어깨에 내려앉는 거다. 이 4월,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아픈 이들이 많을 거다. 나의 철없음으로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면 꿈이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이상한 아이를 만났다고. 그래서 생각했다. 성숙한 내가 되어야겠다고.


제목의 그림은 진흙탕길을 지나 꽃길로 들어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 우리 삶은 진행 중이기에, 지혜를 모아 얽히고설킨 것들을 풀어가면 된다. 처음부터 좋은 만남은 없다.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서로에게 좋은 만남과 헤어짐으로 만들어가면 된다.


우리의 삶이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함께 사랑하며 가는 아름다운 삶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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