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과 그림, 그리고 하나님의 손길로 열린 나의 고백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으로 저를 품고 기도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 사랑 덕분에 저는 저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시간을 돌아보며
짧은 글 하나를 꺼내어 봅니다.
어릴 적 저는 스스로를 ‘봉해진 선물 상자’ 같다고 느꼈습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였지만, 안은 말없이 잠겨 있었지요.
그 상자가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건,
아이들이 어릴 적 다니던 지하 교회에서였습니다.
어느 날, 설거지를 마치고 예배당을 나서려던 순간,
계단 너머로 들려온 목사님의 찬양 소리에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그 찬양이 특별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목사님처럼 큰 소리로 찬양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날 이후, 소리 내어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서툴렀지만, 주님께서도 그 마음을 들으셨으리라 믿습니다.
함께한 분들의 인내와 사랑 덕분에,
‘야호’ 한 번 크게 외치지 못하던 제 목소리는
찬양 속에서 조금씩 열렸습니다.
여전히 앞에 서기엔 부족하지만,
어떤 분에게는 제 찬양이 은혜가 된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저는 그 순간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기억합니다.
찬양이 제 입을 열었다면,
그림은 제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봉인된 나를 향한 부르심의 시작.”
그림은 그렇게, 하지 못한 말들을 대신해 조용히 자라난 고백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은 완성된 표현이 아니라,
그 마음의 한 조각을 꺼내어 적어 본 것입니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숲은 나를 감쌌고,
나는 그 안에 숨었다.
보이지 않는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분이 나를 부르시기 전,
나는 나를 모른 채 숨어 있었다.
침묵 위로
빛이 스며들었다.
희미하던 나의 숨결에
작은 꽃 하나 피어나
나를 흔들었다.
그분의 손길은 조용했고,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깨어나고 있었다.
입술에 생명이 내려앉고,
눈동자는 햇살을 품었다.
그분의 빛 안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알아보았다.
숲은 여전히 나를 감싸지만,
그 안에서 나는
피어나는 중이다.
이 얼굴들은 제 안에 있었고,
지금은 은혜로 피어난 고백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제 삶을 조용히 어루만지셨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 마음 안에도,
하나님이 천천히 빚어가시는 얼굴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얼굴이, 오래 믿음을 지켜오신 어르신들의 마음 안에서도
조용히 빛나고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