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걱정하는 너에게
꽃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살랑살랑, 다정하게.
꽃들이 모여
꽃모양을 이루었습니다.
그 모습은
바람을 위한
작은 사랑 같았습니다.
바람은 햇살을 사랑했습니다.
햇살이 닿는 곳마다
따스하고 다정한 풍경이 피어났거든요.
바람은 그 빛을 따라하면
자신도 누군가에게
작은 온기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람은
햇살처럼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따스한 마음으로 주변을 바라보면,
자신도 그 풍경 안에서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바람은
점점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형체가 없는 바람은
그 마음을 보여줄 수 없었거든요.
고개를 떨군 순간,
바람 안의 빛이
바람을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햇살의 시선이 더해지자,
바람을 비추는 빛은
점점 더 밝아졌습니다.
그 빛은 따뜻했지만,
바람에게는
조금 슬픈 일이었습니다.
바람은 생각했어요.
‘빛이 나를 비추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이 따뜻함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져야 해.’
그래서
바람은
구슬픈 노래를 불렀습니다.
‘가진 걸 모두 모아
비가 되면,
그럼 네게 보일까.
단 한 번이라도,
내가 여기에 있다는 걸
알아줄 수 있다면’
그때, 꽃들이 웅성였습니다.
바람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요.
작은 회의가 시작되었고,
말들이 겹겹이 피어났습니다.
“사랑을 전할 방법은,
정녕 없는 것입니까?”
그때,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작은 발로 꽃길을 건넜습니다.
꽃들이 외쳤습니다.
“어? 응? 아—!”
“아가들처럼 하는 겁니다!”
꽃들이 신나서 바람을 불렀습니다.
“이리 와봐! 우릴 흔들어 봐!”
바람이 불자
꽃들이 함께 흔들렸습니다.
꽃들이 아이들처럼 손을 잡았습니다.
바람이 만든 꽃모양,
바람꽃입니다.
그날,
간절한 마음이
처음으로
모양을 얻었습니다.
그 사랑은
이미 흐르고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 꽃이 되기까지는
조금의 기다림과,
조금의 눈물과,
조금 더 많은 따스함이
필요했던 거예요.
이렇게,
바람꽃이 피었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흐르고 있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때로
기다림 속에서,
고개 숙인 순간 속에서
조용히 자라납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입니다.
그 사랑이 언젠가
모양을 얻게 될 거라고.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바람이 되고, 꽃이 되길.
손에 손을 잡고,
바람꽃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