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랑이 모여 피어난, 한 송이 바람꽃 이야기
부모가 부족하면
아이는 여러 사람의 사랑으로 큰다.
이번에 결혼하는 우리 아들이
딱 그런 아이 같다.
많은 손길과 마음이 모여
함께 키워낸 아이.
아이를 바라보다
문득 바람꽃이 떠올랐다.
손에 손을 잡은 꽃들이
바람을 타고
하나의 예쁜 꽃모양을 이루는 바람꽃.
며칠 남지 않은 혼인 예식도
손에 손을 잡은 바람꽃처럼,
함께 만든
아름다운 잔치이길 바란다.
그 꽃을
우리가 함께 피우고,
지금,
함께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맙고
참 소중하다.
그래서일까.
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아이의 결혼을 앞두고,
몇몇 분들께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다.
어제 만난 듯 반갑게 맞아주며
진심 어린 축하와 함께
기꺼이 시간을 내겠다고 말해주셨다.
40년 전, 중학교 시절 나를 품어주시던
선생님께서도 참석하신다.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건너온 친구들도 오기로 했고,
교회에서 청소년부를 함께 섬기는 부장님은
무슨 옷을 입을지 행복한 고민 중이시다.
우리보다 윗세대의 친척분들께서도
연로하신 몸으로
기꺼이 오셔서 축하해 주실 예정이다.
참석하지 못하는 마음마저도
따뜻한 손길로 전해오신 분들도 계셨다.
아마 다른 혼주들에게도 펼쳐질
익숙한 풍경일 테지만,
내게는 참 특별하고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다른 이들의 사랑을 더 빛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청첩은 조심스러웠다.
딸처럼 여기는 아이에게
아들의 결혼 소식이 혹여나 부담이 되지 않을까
망설였던 마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을 담아 보낸 카톡에,
혹시라도 놓쳤을까 봐 걱정했다는
아이의 답장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그건 눈에 보이는 사랑이었다.
나를 향한 사랑,
우리를 향한 사랑.
그 안에 담긴 마음,
그 사랑과 정성으로
함께 만들어질 그날의 예쁜 풍경.
벌써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그리고,
이번 예식에는
엄마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기억에 남을 장면이 하나 있다.
엄마가 축사를 하신다.
평생을 자식과 손주를 위해 살아오신 엄마의 목소리가
우리의 잔치에서 퍼질 그 순간
그 장면을 떠올리며,
따뜻한 기대 속에 예식을 기다린다.
바쁜 우리(부모)를 대신해
할아버지, 할머니, 자매 등
더 큰 개념의 가족들이
부모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많은 사랑을 주었다.
‘함께함이 감사한’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전한다.
특별히,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깊은 마음으로 이 결혼을 함께 준비해 준
언니와 형부, 그리고 조카들.
당신들의 정성과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 이 바람꽃이 피었습니다.
기꺼이 자리를 함께해 주실 분들,
멀리서도 따뜻한 마음으로
축복을 전해주실 모든 분들께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모여,
오늘 이 바람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