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냥 그렇게 서 있으면 되는 걸까?
피할 도피처를 찾거나
우산이나 겉옷이라도
준비하면 좋을 텐데
그것조차 안된다면
뛰거나 좀 더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 좋을 텐데
넌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그렇게
서 있었어
전에 아이가 말했었지?
어린아이가 넘어지면
일으켜줘야 하는 거라고
큰 아이처럼
혼자 일어나도록
그냥 바라보는 게 아니라고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서
떨어지는 줄도 모르면서
넌 그냥 그렇게
넘어진 어린아이를
바라보고 있었어
미련하리 만치
고집스럽게
서 있던 그 자리가
네 이름처럼
진실함(允)이 깃든
뜰(庭)이 되었고
넘어져도 혼자 일어섰던
어린아이는
커다란 나무가 되고 있어
힘겨운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줄
커다란 나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아이 어릴 적부터
소원했던 그 소원처럼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냥 그렇게 서 있으면 되는 걸까?
너를 덮는
그 바람이 네가 되고
그 비가 네가 되어
자유롭게
돌다 닿는 그곳에
또 다른 나무가 있을 거야
그래서
그냥 그렇게
서 있어도 돼
예쁜 모습,
예쁜 소리가 아니어도
울림을 주는 북처럼
영리하지 못해도
둔탁함으로 울림을 주는
네가 되길 바라
난 똑똑하고 영리한 삶을 살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많다. 그래도 미숙하나마 바라봄이 사랑이었기에, 아이들은 사랑이 필요한 다른 아이들에게 사랑 주길 갈망한다. 난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