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차려내고 씨앗을 지킨 9명의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씨앗, 할머니의 비밀>이라는 책을 쓰신 김신효정님의 기후위기 강의를 들었다.
‘토박이 농산물’
‘토종씨앗’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우리 농산물 그중에서 유기농과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지은 채소를 주로 먹으면서 토종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왜 토종씨앗이 중요한지는 종자주권, 식량주권과도 연결된다. 우리가 청양고추를 사 먹으면 몬산토코리아(현재 바이엘에 인수)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종자 권리가 우리나라 종묘회사가 아닌 다국적 기업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농산물 재배에서 종자비용은 상당하며 이 종자로 심은 농산물에서는 씨앗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매년 종자비용을 다국적 기업에게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 기업은 유전자 조작으로 대량생산과 장기간 보관해도 시들지 않는 대량 판매에 '유리한' 종자를 개발한다. 다시 말해 GMO 작물을 생산한다.
여기에 더해 기후위기가 가져온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더 빨리 그 심각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현재 우리의 먹거리는 생산-가공-유통-소비-폐기에 이르는 농식품 체계 전체의 석유 의존도가 너무 높아, 생산 설비, 화학비료, 운송 등에 상당히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데 기후위기로 인한 먹거리 공급의 불안정은 가격 상승을 초래해 결국 먹거리 빈곤층에 악영향을 주기에 이르렀다.
기후위기로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은 국가들이 식량수출을 제한하는 ‘식량 민족주의’까지 등장하며 식량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저소득층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학교 급식 조차 먹지 못해 영양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어도 급식은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비료, 농약, 제초제, 기계 등 석유로 짓는 대규모 산업형 농업의 문제점을 인식한 농업 방식의 전환과 탄소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축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권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 채식도 우리 땅에서 나는 건강한 농산물과 더 나아가 토종씨앗으로 농사지은 농작물이라면 더욱 좋다. 토종씨앗은 생명 다양성의 원천이다. 토종씨앗과 우리 밥상에 담긴 문화와 다양성의 가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시골 할머니 몇 분이 지켜오시던 토종씨앗의 중요성을 지자체들이 인식하며 ‘토종농산물 보존과 육성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귀농귀촌을 생각하게 되는 40대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몰랐던 세상의 다양한 면들이 볼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한다.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촌스럽게만 생각했던 ‘토종’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소중하고 의미 있게 들리기는 처음이었다. 세상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