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에는 어김없이 어묵탕

by 유연한프로젝트


나는 어릴 때부터 추운 겨울 '오뎅' 파는 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도시락 반찬으로 빨갛게 볶은 어묵 볶음이 들어있는 날에는 오후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여행길 휴게소에 들러서도 다른 사람들은 맥반석 오징어와 알감자를 먹지만 나는 핫바를 골랐다. 캠핑을 가서도 구울 수 있는 모든 것을 구워 먹고 나서 쌀쌀한 밤이 되면 어묵 봉지에 들어있는 스프만 넣더라도 어묵탕으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렇게 나는 어묵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에는 어김없이 어묵탕을 끓인다. 마트에 파는 대부분의 어묵탕용 어묵을 다 먹어봤지만 형형색색의 여러 가지 모양이 있는, 그중에 가격이 제일 비싼 어묵이 가장 맛있다. 비싸서 좋다기보다는 만드는 방식의 차이인 건지 탱글탱글한 식감이 정말 다르다. 정말이다. 어묵 값으로 몇 백 원 더 낸다고 큰일 나지 않으니 한 번 시도해보시길.


무, 다시마, 표고, 양파로 정성스럽게 국물을 내고도 부족한 맛은 약간의 조미료의 힘을 빌려 완성한다. 최고의 어묵탕 국물을 위하여 이 정도는 인정해줘야 한다. 쯔유를 조금 넣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리고 요즘은 이렇게 보기에 예쁜 어묵탕이 먹기에도 좋다고, 당근, 홍고추, 표고버섯, 쑥갓 등으로 한껏 꾸민다. 칼칼함을 더하고 싶다면 청양고추 한두 개를 추가해도 좋다. 아, 그리고 찍어먹는 간장에는 고추냉이를 꼭 넣자. 멋진 일식집에서 술안주로 먹었던 그 느낌 그대로. 그러면 절로 술병을 따게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되지만... 저녁식사로 끓인 어묵탕이 술안주로 변신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금요일 저녁 인간적으로 맥주 한잔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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