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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한밥상 Sep 20. 2022

졸드루 캠핑장의 아침


사람들이 캠핑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나는 밤의 불멍보다도 캠핑장의 아침햇살이 좋아서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캠핑을 떠나는 이유가 크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졸드루 캠핑장은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캠핑장 주위 하늘은 이미 훤한데 높은 산자락에 숨어 천천히 나타나는 아침해는 그만큼 반갑고 예쁘다. 아침 햇살은 새벽녘 축축했던 캠핑장 공기를 따스하게 데워주며 그 자체로 평화로운 아침을 만들어 준다. 그러면 서둘러 커피를 내려 캠핑장 주위를 크게 한 바퀴 걷는다. 나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래서 타프를 치다가 꼭 한 번씩 남편과 티격 거리게 되는 캠핑을 계속 떠나오는 것 같다.


아침식사는 간단히 토스트와 사과. 만능 주물팬 하나면 캠핑에서는 모든 요리가 가능하다. 집에서는 아침부터 버터가 잔뜩 묻은 프라이팬을 닦는 수고로움이 귀찮아서 잘 해먹지 않는 버터를 잔뜩 머금은 토스트를 먹음직스럽게 살짝 태울 정도로 굽는다. 이 토스트는 항상 한 장을 먹고 나면 아쉬움이 남아 한 장을 더 구워 반쪽씩 나누어 먹는다. 커피 한잔을 더 내려서 마시고 굳이 챙겨 온 책을 펴 들고 느릿느릿 하루를 시작하는 그 시간이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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