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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벌칙수행중입니다.

by 유연한프로젝트

합정 홈플러스에 오랜만에 가니 신세계였다.


예전 같으면 엄청 사서 쟁여놨을 냉동식품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공식품 코너를 그냥 지나친다. 겨우 사러가 마트에서는 보지 못한 알이 굵은 바지락이 있길래 두 봉지를 샀다. 아, 그리고 사러가 마트에서는 너무 비싸서 다시 내려놓은 무화과도 샀다.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은 따라갈 수가 없는 듯하다. 계산하러 나오는 길목에 전지현이 광고하는 바프 아몬드 팝업 부스를 크게 만들어 놓은 걸 보고 깜짝 놀라 이렇게까지 유행인가 싶었다.


더 놀라운 것은 합정 홈플러스를 오가는 길에 사람들이 1명 혹은 2명씩만 걸어 다니는 모습이었다. 연희-연남을 거쳐 서교-합정까지 그 사람 많은 핫플레이스에 3명이 넘는 일행은 보지 못한 것이다. 그마저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긴 친구 셋이 만나다고 해도 6시가 넘은 시간에 어딜 들어가겠나. 식당 안 테이블에도 2명씩만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참 우울해 보였다. 무슨 벌칙 같다. 2명씩만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벌칙. 코로나가 만든 진귀한 풍경이 아닐까 싶다.


확진자가 계속 2천 명 넘기고 청정 제주도 4단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뉴스를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 시청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오늘따라 헬스장에 사람이 없다.


이렇게 살아가는 거겠지. 코로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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