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일 2025
빨간 십자가 많이 걸린
악인들의 마을에서
녹음되지 못한 중얼거림
작다고만 느껴지던 나의 초록
어떤 색보다 커진 말들 아래서도
언제나 한결같던 그 초록
짙어지는 계절 음절들이 옅어지면
더욱 우거질 우리의 초록
나는 언제나 여름일 거라
지금처럼 무더울 거야
함께 부채질하며 오손도손
빨갛지 않고 십자도 아닌
가녀린 너의 손끝
이토록 습한 천국에서
허공을 가르고 있는 나의 구원
선명히 녹음되고 있던 깊은 밤
우리의 고요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인 윤정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