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일 2024
늦여름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추적추적
나무들을 흠뻑 적시고
마른 땅을 숨 쉬게 하는
울상인 구름에 먼지들도 숨죽인 시절
세상을 멈추게 하고
덩치를 불리는 강물에
고개 숙인 흔적들도 흘려보낸다
조용히 모든 걸 담고서
아래로 더 아래로
가장 낮은 이의 마음 밑까지
울창해진 아픔도 계절을 따라 한 풀 꺾이게 되면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더운 것들을 가지고 간 뒤
곧 그칠 거야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인 윤정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