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낸시! ‘닉’을 찾지 못하면 난 삼 일 후에는 돌아가야 합니다. 영원히 당신을 볼 수가 없게 되지요.”
“만약 찾는다면 어떻게 되지요?”
“그를 보내고, 여기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거실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낸시는 주방 쪽의 벽에 걸려 있는 전화로 다가가서 다이얼을 돌렸다.
“낸시 브라운입니다. 살인 사건을 신고합니다. 바로 제 집에서요.”
포드 디럭스 세단 경찰차 두 대가 시장 골목을 가로지르더니 낸시 브라운이 사는 건물 앞에 멈추어 섰다. 그녀가 전화를 끊은지 채 10 분도 지나지 않았다.
린든의 시체와 낸시 브라운은 따로따로 경찰차에 태워졌다.
30.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군. 당장 잡아들여. 그리고 브라운 경관을 내 방으로 오라고 해.”
로이드 서장이 잭슨 경사에게 화를 냈다.
“참, 한 가지 더. 젠장맞을....... 찰리에게도 전화해.”
“그러니까 린든이 당신을 어떻게 하려고 했고, 그 다음 그 자가 들어와서 구해주었다 이거지. 여기까지는 좋아. 그런데 그 자는 어디로 간 거야?”
낸시는 고개를 저었다.
“서장님, 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여기에서 퇴근하여 집으로 바로 갔습니다. 문은 평소 밤에만 잠그니까 신경도 안 썼습니다. 그런데 린든이 저를 덮친 거예요. 그 다음부터는 잘 기억이 안 나요. 린든이 칼을 들고 있었고, 그리고 다른 남자가 린든의 목을 졸랐는데, 그 다음에 정신을 차려 보니 그 남자는 사라지고 옆에는 린든만 남아 있었습니다. 죽은 채로. 그리고 바로 전화를 한 겁니다.”
서장은 인상을 썼다. 낸시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브라운 경관, 혹시 이것 아는가?”
“.......”
“그 자가 왜 당신을 따라서 당신의 집까지 갔을까? 아는 사이도 아닌데. 혹시 린든이 당신을 따라 가는 것을 보고, 뭔가 사건이 날 것이라 예상을 하고 행동한 것일까? 린든이 덮치자마자 바로 들어왔다면서. 앞뒤가 안 맞잖아.”
“혹시 그 자가 저를 어떻게 하려고 먼저 따라왔을까요?”
낸시가 반문하였다.
“낸시 브라운 경관! 그 자가 당신을 따라 간 거군. 린든이 아니라.”
“헉.”
낸시 브라운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놀란 눈을 하였다.
“자, 이제 진짜 이야기를 들어 볼까?”
31.
줄리어스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전당포에서 가지고 나온 20 달러를 주물럭거렸다.
“이런 종이가 있으면, 이것저것 할 수 있다 이거지?”
“그럼 어디 가서 뭐 좀 먹을까? 잠 잘 데도 구해야겠군.”
하늘을 보니 해가 서쪽으로 상당히 넘어갔다. 줄리어스는 로우어 이스트 사이드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고, 워터 스트리트까지 간 다음, 계속 걸어서 펄 스트리트로 갔다. 계속 북동쪽으로 걸어가서, 브루클린 브리지를 지나친 줄리어스는 세인트 제임스 플레이스까지 가서, 거기서 빵과 마실 것을 샀다.
줄리어스는 매디슨 스트리트까지 왔다. 5 층짜리 호텔이 있었다.
그는 호텔 이름은 보지도 않고, 곧바로 로비로 들어갔다. 데스크에 통통한 중년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줄리어스를 보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혼자입니다. 가장 위층 끝에 있는 방을 주세요.”
“하루에 3 달러 30 센트에요.”
호텔 여인은 숙박계를 내밀었고, 줄리어스는 이름을 기입했다. 다른 칸들은 비워 두었으나, 여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줄리어스는 4 달러를 내고, 10 센트 동전 7 개를 거슬러 받았다. 슬쩍 호텔 밖을 보는 줄리어스의 눈에 젊은 남자가 띄었다.
“참, 멍청한 사람들이라니깐.......”
“예, 뭐요?”
방 열쇠를 들고 있던 여자가 반문했다.
“아니오. 아무 것도 아니에요. 열쇠나 줘요.”
방 열쇠를 받아 든 줄리어스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대로 올라갔다. 방 열쇠를 받아 든 줄리어스가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자, 그때까지 밖에 있던 젊은이가 카운터로 다가왔다.
"몇 호실이에요?"
젊은이는 턱짓으로 계단을 가리켰다.
"508 호. 무슨 일이야?"
"이따 밤이 되면 행크가 올 거예요. 잘 지켜봐요."
508 호에 들어선 줄리어스는 침대에 털썩 걸터앉았다. 그리고 아까 사온 음식을 먹었다. 줄리어스의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32.
잭슨 경사가 서장실로 들어 왔다. 그는 책상 앞에 부동자세로 섰다. 그리고 곁눈질로 브라운 경관을 슬쩍 보았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서장님,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낸시 브라운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말을 이어 갔다.
“아까 안 한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니까 그 줄리어스란 남자는 누구를 찾으러 왔답니다. 여기 뉴욕에. 저기....... 그리고 자기는 미래에서 온 군인이라고 했습니다.”
잭슨은 낸시 브라운을 돌아보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낸시 브라운 경관은 더듬거리며 줄리어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잭슨 경사, 지금 당장 그의 주소를 찾아!”
로이드 경위가 지시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