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몰락하고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식민지 일본에서 독립운동이 벌어지는 가상의 소설이다.
"유키오 군 용기를 내! 포기하면 안 돼"
펑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무너지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졌다. 이철훈은 나가노 유키오에게 외쳤다.
"제발 포기하지 마! 일본 독립은 반드시 이뤄져야 해"
때는 2045년 7월 13일 오후 2시 30분
도쿄 아카사카의 일본 독립운동 본부 도쿄지부 비밀사무실에 비밀경찰이 이끄는 특공경찰 대대의 작전이 펼쳐졌다. 철문을 폭파한 특공경찰은 사무실에 연막탄을 던지고 20여 명의 비밀 일본 독립운동 단원들을 체포한다. 이들을 돕던 이철훈은 비밀 통로를 통해 나가노 유키오를 빠져나가게 하면서 마지막 외마디를 던지고 수류탄을 안은 채 자폭해 비밀통로를 막았다.
한국의 일본 식민지 지배 13년째, 한국의 지배에 항거하며 지하에서 활동하는 일본 독립군 부대가 하나둘씩 꼬리를 잡히며 핵심 지도부 인사들이 체포되고 있었다. 유일하게 생존해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건 일본 독립운동단 도쿄지부 지도자인 나가노 유키오뿐이었다. 나가노 유키오는 자신을 구해주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 이철훈의 아내인 오숙희의 도쿄 신주쿠 집으로 숨어든다.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 때는 2031년 독도 상공.
대구 K2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한국 공군 F-45 스텔스 전투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F-35B 전투기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쫓고 쫓기는 전투기 간의 치열한 교전. 해경과 해군의 공동 독도 방어작전 훈련이 벌어지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일본 해상자위대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전투기가 독도 상공을 침범하자 한국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며 벌어진 교전이다. 한국은 이어 전투기 20여 대를 추가 출격시켰고 일본도 항모에서 10여 대, 도쿄 인근에서 10여 대를 출격시킨다. 독도 상공에서의 전투기간 교전은 당시 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한국 광개토대왕함과 UH-60 해상기동헬기도 가세해 총력전으로 확대된다. 일본도 항공모함 이세호에 있던 F-35B 10대를 추가 출격시키며 대응했지만 역부족, 전투는 한국군의 승리로 끝난다.
일본 정부는 독도 상공 전 패배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고 자위대 총동원령을 내린다. 육상자위대 20만, 해상자위대 5만, 항공자위대 5만 명이 모두 돗토리현, 시마네현, 야마구치현 등지에 집결해 항공기와 군함으로 총공세에 나선다. 이에 맞서 한국군도 모든 화력을 일본 자위대에 집중,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춘다.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이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 서울과 부산을 목표로 발진, 이 움직임을 포착한 한국 공군도 오산 기지에서 전투기들을 총동원 발진시킨다.
한일 해협에서의 치열한 전투기간 교전이 벌어지는 사이 도쿄와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지에는 미사일이 쏟아진다. 정부 핵심시설과 군사시설 등이 파괴되고 수십 만의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싹 쓸어버리라우"
통일한국 북부 군사령관 김형후의 지시였다.
2031년 당시 한국은 통일 연방국가로 1국 2 체제, 외교 국방권은 북부가 별도로 가진 체제였다. 앞서 무너진 김정은 정권을 대신해 남쪽에서 심어놓은 이호우 위원장이 통치를 맡고 있었다. 북한 함경남도 원산 일대에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도쿄 나가타쵸와 가스미가세키 등 핵심 행정 의회 시설 밀집 지역을 초토화시킨다. 나아가 일본 천황의 거주시설인 황거도 거의 흔적 없이 파괴시킨다.
한일 해협에서 펼쳐진 항공 전투는 한국군의 대 승리로 막을 내리고 동해상에서 펼쳐진 해전도 일본의 대패로 끝난다. 육상 자위대원들은 한국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일본 정부는 항복하고 만다.
이틀 후 일본에 상륙한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원들을 전원 무장해제시키고 포로수용소에 수용한다. 일본 국회의원과 정부 각 성청의 장차관들도 모두 직위 해제하고 감금한다. 숨어 있던 일본 천황과 총리대신 이마무라 다케오를 찾아내 한일 보호조약을 체결하도록 한다. 이것이 21세기판 한일 합방을 예고하는 조약. 이로써 일본은 얼마 후 한국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