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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원피스 입으면 안 되나

by 윤경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국회 패션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논란이다.

성희롱에 가까운 원색적 비난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회복이 따로 있느냐는 반격이 뒤따른다.



국회의원의 무릎 위 원피스 패션을 문제 삼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아직도 케케묵은 잣대를 들이대는 이들이 있다니 놀라울 지경이다.


국회라고 안될 이유가 뭐란 말인가?

국회 밖에선 입어도 되고 국회 안에서 입어선 안 된다는 건가,

아니면 국회의원은 입어선 안 된다는 건가?

무슨 옷을 입는가를 따질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 일을 제대로 하는가를 감시하고 따져봐야 할 일이다.


중앙일보는 류호정 의원이 분홍색 도트무늬 원피스를 입었다며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도트 무늬? 물방울무늬라고 하며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영어를 쓰는지 모르겠다.

하긴 땡땡이 무늬보다는 낫겠다.


땡땡이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우리말 땡땡이는 수업을 빼먹고 딴짓할 때 땡땡이친다고 말한다.

땡땡이는 종소리에서 나온 말로, 수업이 끝남을 알리는 종소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방울무늬를 말하는 땡땡이는 한자의 점점 (点点)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런데 정작 물방울무늬를 일본에서는 땡땡이라고 하지 않는다.

미즈타마(水玉)라고 한다. 국적 없는 말 땡땡이 무늬, 땡땡이 원피스라는 말은 버리자.



그러고 보니 입사 초기 연합통신 선배들이 쓰던 말 중에 ‘마루 땡’ ‘구로 삼각’도 일제의 잔재였구나.

동그라미 점, 검은 삼각형을 마루 땡 구로 삼각 또는 구로 상까꾸라고 했다. 지금은 사라졌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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