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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민 Apr 06. 2021

A/S를신청했더니계산서가 날아온 이유

A/S를 신청했더니 계산서가 날아왔다고?

 

어느 날 냉장고에서 ‘웅~’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냉동실 문을 열면 소리가 멈췄다. 문을 닫고 나서 잠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웅~’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데시벨이 낮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다. 자꾸만 신경이 쓰여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거 AS 불러야겠는데” AS 기사의 손길을 거친 뒤 냉장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해졌다. “역시, 한국 전자업체의 애프터서비스는 최고야” 전자 제품을 비롯해 상품을 구입할 때 고려 조건이 애프터서비스가 잘 되느냐일 것이다. 고장 나면 고쳐야 하는데, 불렀을 때 신속히 와서 고쳐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구매 결정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After Service’ 영어 맞나? 아니다. 콩글리쉬다. 영어로는 after sales service다. 판매 후 서비스라는 뜻이다. 혹은 warranty service라고 한다. 보증 서비스라는 뜻이다.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는 말 그대로 ‘후 서비스’여서 그 자체로는 성립되지 않는 말임에도 우리는 왜 애프터서비스라고 하는 걸까? 이 역시 일본에서 만든 일본식 영어이다. 아후타사비스(アフターサービス)를 그대로 직수입해 쓰고 있는 것이다. 한 술 더 떠 아예 A/S라고 줄여서 쓴다. 일본인보다 더 축소지향적인가?


AS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봤다. account sales(판매 계산서), after sight(일람 후 / 一覽後) , antisubmarine(대잠수함/對潛水艦)에 이어 Anglo-Saxon (앵글로색슨족)의 줄임말이라고 나온다.

영어권 국가에서 냉장고가 고장 났을 때 제조회사에 전화를 걸어 AS 해달라고 하지 말라. 상대가 못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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