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을 직격한 푸틴의 부메랑
푸틴의 세 가지 오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왕따'와 '국가부도'라는 부메랑을 자초했다.
그가 예상치 못했던 이 부메랑은 크렘린궁을 직격하고 있다.
이는 푸틴의 세 가지 오판에서 비롯됐다.
첫째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너무 얕본 점이다.
일주일이면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종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외려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 의지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결사항전 의지를 얕본 것이 푸틴의 최대 실수였다.
대통령뿐이 아니다.
온 국민이 국가와 가족을 지키겠다며 속속 군에 자원입대했다.
해외에 나가 있던 수많은 이들도 입대 행렬에 합류했다.
러시아의 탱크를 맨몸으로 막으며 저항한 시민.
러시아 병사에게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며 호통친 소녀.
이런 모습이 TV를 통해 전 세계에 퍼지며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 정신을 똑똑히 드러내 주었다.
둘째, 푸틴은 '왕따'를 예측하지 못했다.
개전 이후 전 세계가 러시아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많은 국가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이 공분을 자아냈다.
지금까지 어린이 58명을 포함한 민간인 780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사법재판소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을 당장 중단하라고 판결했을 정도다.
러시아 편을 드는 나라는 중국뿐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대공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전쟁터로 들어가는 해외 용병들도 줄을 잇고 있다.
해군 특수전단(UDT) 출신 유튜버 이근 씨도 그중 하나다.
(이 글에서 이 씨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보류한다)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비롯해 수많은 나라들이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받아들이며 지원하고 있다.
멀리 일본도 난민 수용과 주택 지원에 나섰을 정도다.
셋째, 푸틴은 내부의 분열 가능성을 간과했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에서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일고 있다.
정당성 없는 전쟁에 반대를 외치다가 만 4000명이 연행됐다.
한 여성 언론인은 러시아 국영 TV 생방송 도중 반전 팻말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그녀는 크렘린궁의 선전을 위해 침묵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당당히 고백했다.
우크라이나로 진격해 들어간 러시아군 피해도 크다.
7천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니 러시아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푸틴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하루에 무려 2백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전비를 쏟아부으면서도 일주일이면 항복을 받아낼 것이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전쟁이 푸틴의 의도보다 길어지면서 러시아 경제는 파탄 났다.
루블화는 폭락했고 국가는 부도 위기에 놓였다.
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핵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두려운 전망도 나온다.
이미 국제사회는 경고했다.
주요 7개국 외교장관들은 러시아의 전쟁범죄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예 푸틴을 전범이라고 규정했다.
푸틴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푸틴은 이미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