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쟁 미래 소설
이 소설은 허구이다. 역사를 토대로 한 미래의 허구. 논픽션도 담겨 있다. 과거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 일부 이 소설 속에 녹여냈다. 처음에는 한국인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주려고 했다. 2019년 여름, 아베 정권이 경제전쟁을 도발한 직후 이러다 진짜 전쟁으로 가는 것 아닐까 하며 상상을 토대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다. 당하기만 했던 분노의 역사를 가진 한국인들이 당한 만큼 갚아주는 식의 복수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부질없는 짓이었다. 보복은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왜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 독립운동 지도자 나가노를 주인공으로 설정했을까? 그를 통해 필자가 투영한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독자들이 구하길 바란다.
한일 간에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 과거사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가 늘 필자의 고민이었다. 일본의 극우세력과 우파 정치인들이 과거사를 부정할 때마다 나는 보통의 일본 사람들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늘 떨치지 못했다. 미래에 벌어지지 않을, 벌어질 수도 없는, 상상의 소설을 한국인 독자뿐 아니라 일본인 독자들도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망컨대 일본의 어느 번역작가가 이 소설을 일본어로 번역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준다면 좋겠다. 소설과 영화가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다른 반응을 불러올지 궁금하다.
2020년 1월 하순. 설 연휴에.
작가 윤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