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테이션이 벌써?
이번 주는 캐나다 워홀 신청 절차 중 첫 번째 단계인 프로파일 작성 및 풀 등록을 마친 상태로 인비테이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비테이션은 추첨으로 뽑혀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메일함을 확인했더니 내 신청 상태에 변화가 있다는 메일이 와 있는 것이다. 인비테이션이 벌써 왔나 싶어서 로그인을 하고 확인해 봤다. 이메일 인증을 하고 동의를 누르느라 결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절차였다.
불과 그 짧은 사이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인비테이션이 오면 캐나다에 간다고 마음먹었었는데 왜 아쉽지? 이상했다.
자기 전에 지난 10년 동안 한 일을 떠올려봤다. 프랑스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프랑스로 워홀을 다녀오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고 연극을 하고 희곡을 썼다. 코로나 때는 영상 제작을 했고 재작년부터는 소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고뇌하며 달려온 길이었다.
그리고 1년 뒤를 상상해 본다.
1년 뒤에 내가 뭘 안 하고 있으면 아쉬울까, 뭘 하고 있으면 아쉽지 않을까.
1년 뒤에도 소설을 공부하고 글을 쓰면 좋겠다.
아무 커리어 없이 불안정한 상태가 그대로 유예되면 아쉬울 것 같다. 1년 뒤라면 글을 조금 더 잘 쓸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런 환경에 있길 바란다.
내가 잘 쓰고 싶은 글이 뭔지 더 구체화하면 아무래도 지금으로선 소설과 희곡이 우선이고 다음이 에세이나 칼럼이다. 글을 배우고 쓰는 게 현재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자 방향키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진지하게 내 삶을 온통 내걸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느 시기부터 매일을 글에 기댐으로써 살아가고 있다. 글을 쓰지 않고 어떻게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 구축하기가 우선이 된다.
하루이틀 못 쓴다고 스스로를 질책하거나 과하게 주눅 들지 않고 넘어갈 수 있으며 하루이틀 잘 쓴다고 스스로를 과신하거나 거만해지지 않을 수 있으려면 안정적이고 평안한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환경과 숙련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메일을 통해 이런저런 절차를 걸쳐 확인한 결과, 아직 인비테이션이 온 게 아니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는데 글을 계속 쓰고 싶은 내 진심만 확인함으로써 상태가 변했다. 요동치던 마음과 고민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