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욕구를 실행할 에너지가 있는지

워홀 나라 변경?

by 윤슬

지난 목요일은 정신과에서 진료받는 날이었다. 간 김에 원장님께 워홀을 갈지 말지 상담했다. 저번 진료 때는 미련이 남은 일을 하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이번 진료 때는 불안도가 치솟는 건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것이니 몸의 반응을 따르는 것도 좋다고 하셨다. 사회적 시선이나 압박이 만드는 불안을 내가 감당할 수 있나 없나의 문제였다.


원장님은 사람은 누구나 사회의 규율을 거부하고 싶은 반항적 욕구를 품는데 그 욕구가 더 강한 시기가 있고 사회의 규율을 따르고 싶은 시기가 강할 때가 있다고 하셨다. 나는 반항적 욕구가 아직 강한 것이니까 그 욕구를 실행할 에너지가 있는지를 잘 들여다보라고 하셨다. 보통은 에너지가 없어서 반항적 욕구를 포기하게 되지만 그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결국 언제나 그렇듯 결정은 나를 돌아봐야 하는 나의 몫으로 돌아왔다.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 본가로 가는 KTX안에서 내가 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수하기엔 에너지가 약하다고 느꼈다. 영어에서 오는 압박감이 너무 컸다. 본가에 돌아와서는 영국 워홀을 포기하는 마음에 이르렀다.


먹고 쉬고 책을 읽으며 에너지를 잔잔히 충전했다. 조용하고 느린 삶이 좋다고 느꼈다. 영국 워홀 후기를 어느 블로그에서 읽다가 알고리즘을 타고 캐나다 워홀 후기를 읽게 됐다. 그 다음날부터 캐나다를 선택지에 넣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영상 제작 커리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을 제미나이와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더니 토론토와 몬트리올을 추천해주었다. 몬트리올은 불어를 쓸 수 있어서 영어에 대한 부담이 덜했고 더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다. 불어를 배울 수 있는 정부 수업도 있다고 한다. AI에 의하면 유럽 스타일의 인디씬이 활발하고 예술 커뮤니티가 작지만 끈끈하다고 해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비용 면에서도 런던보다 유리하다. 혹독한 추위가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내 심장이 불안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거 보면 괜찮은 선택일지도?

이렇게 나라 변경을 하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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