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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부 May 31. 2022

화가의 시선

9. 결혼과 도덕

버트런드 러셀의 '결혼과 도덕'이란 책을 읽다가 떠오른 사람을 그렸습니다.


이 책의 머리말 '왜 새로운 결혼과 도덕이 필요한가?' 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고대에나 현대에나 모든 사회는 긴밀하게 얽혀 있는 두 가지 본질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경제 제도이고, 또 하나는 가족 제도이다. 오늘날 강력한 영향을 떨치고 있는 두 학파 중에서 마르크스학파는 모든 것의 기원을 경제적인 요인에서 찾지만 프로이트 학파는 모든 것을 가족이나 성적인 요인에서 찾는다. 나는 둘 중 어느 학파이 입장에도 동의하지 않으며, 경제와 성이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둘 중 어느 한 쪽이 더 근본적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본다.'


책의 내용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이 책이 1929년에 발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이 책으로 인하여 뉴욕시립대 임용이 취소되었다고 하니, 당시에도 상당히 논란의 중심에 있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만 하겠지요.    


21세기가 되어서도 결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여 육체적 관계를 가지면 감옥에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혼에 따른 책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저자도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한책임이 되거나 한 개인에게 남은 평생동안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없도록 족쇄가 되는 것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림 속의 주인공도 그러합니다. 공인이었던 유부남과 처녀의 만남이 대중에게는 좋게 보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감독은 1960년생, 배우는 1982년생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를 '도둑놈'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22살의 차이가 그 둘의 사랑을 더욱 불륜으로 몰아간 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한다는 건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비난해도 떳떳하게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나에게는 있을까요.

그들의 사랑을 시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문득, 나라면?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되물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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