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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부 Aug 29. 2022

여행자의 신발

8. 우연과 인연


아담한 체구의 여성 한분이 오셨습니다.

이미 세종에서 하루의 근무를 마치고 퇴근 길에 체크인을 한다기에 저녁을 함께 하자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녁은 먹고 들어온다고 하기에 퇴근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이상 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번  권하지 않은 사실을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한잔을 마시며 나누던 수다 속에서 그녀가 혼자 김밥  줄로 저녁을 해결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으로 인해 호스트가 식사시간을 조정하는 것을 염려하여 먹고 들어오겠다고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상대의 마음을 읽는 공감능력이 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언제쯤 상대의 마음을 공감할  있을까요.

그녀의 고향은 경북 봉화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로 유명한 봉하마을과는 다른 곳입니다.)

봉화는 강원도의 경계선인 태백산 아래, 경북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표현으로만 짐작하면, 일반적인 시골보다  도시와 동떨어진 시골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https://www.bonghwa.go.kr/open.content/tour/


봉화에서 태어난 그녀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학교를 졸업하기    어느 , 서울에 있던 공공기관은 본사를 대구로 옮깁니다.

해당기관에서 직장을 다니던 직원의 일부는 퇴사를 선택했고, 기관은 평년보다  많은 직원을 채용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공공기관에 조금  수월하게 입사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입니다.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보다 낮추는 겸양의 미덕을 지닌 젊은이입니다.​


그녀가 다니는 공공기관은 사람 중심의 디지털 교육혁신을 비전으로 하는 곳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학교의 화상수업, e교과서 등을 담당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녀 덕분에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 곳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습니다.


디지털교육 정책지원, 초중등 교육서비스, 학술연구 정보화, 교육행정 정보화, 교육재정 정보화, 교육정보 보호  수많은 일들을 하는 기관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가 편하고 좋은 여건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https://www.keris.or.kr/main/main.do


사람의 운명은    없습니다.

디지털과 가장  시골에서 자란 그녀가, 지금 디지털의 최전선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봉화에서 태어나 그녀, 서울에서 태어난 , 부산에서 태어난  아내가 만났습니다.

 모든 것이 우연일까요?

우연이 쌓이면 인연이라 하던데, 저희 부부는 그녀와의 우연이 계속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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