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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윤 Mar 01. 2023

What A Wonderful World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2월 "火"요일에 퇴사하는 게 근로자한테 유리하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2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퇴사하는 혜택이 나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느낌상 3월은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 좋은 달이다.  


March fourth!

3월 4일을 소리 내어 발음하면 "앞으로 나아가라"라는 담대한 명언처럼 들린다. '더 나아져라, 진화하라' 이러한 메시지처럼 들리는 3월 4일에는 과감하게 퇴사해야 한다.




 신나게 사직서를 갈겨썼는데, 글씨가 괴발새발이다. 사수가 나를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주셨다.  나도 최대한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동안 감사하고 죄송했다며 참회했다. 역시, 회사에서만 안 만나면 당신도 나도 좋은 사람. 홀로 눈부신 볕으로 걸어 나갔다. 즐거운 비명을 내질렀다.


 연말연초에 처절한 번뇌의 흔적으로, 아직도 퇴사나 이직 관련한 영상들이 계속해서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 맴돈다.


 영상에 따르면, x세대가 보기에는 mz세대가 근성이 없고, 책임감 없이 일에 임한다고 일갈한다. (나인가?) 그러면서 본인보다 열심히 해서 진급하는 사람을 시기하거나 질투로 폄하하지나 말라"라고 지적한다. (네...)

 또, 반대입장도 들어본다. 요즘 세대가 퇴사가 잦은 것은 형편없는 근로처우에 대항하는 사회운동의 일환이며, 7-80년 대생들은 좋은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희생을 치뤘냐고 반문한다. (전태일 형님... 저는 형님에게 빚을 지고 있어요. )                            




 '일'은 사람이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해,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거나 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노동'도 사람이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행하는 육체적, 정신적 활동을 뜻한다는 점에서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근로'는 생계유지활동이라는 점에서 노동과 뜻이 같으나 두 단어 사이에는 대립적 긴장감이 서려 있다. '노동자'와 '근로자', '노동절'과 '근로자의 날'은 이념 진영에 따라 선호가 다르다.(현행 법률에서는 '근로자의 날'로 제정함). 진보진영은 노동자와 노동절을, 보수 진영은 근로자와 근로자의 날을 선호한다. 또 일반적으로 법률 영역에서는 근로를 (근로 감독관/ 근로 계약/근로 기본권/근로 기준법/근로 소득세 등), 경제 영역에서는 노동을  더 널리 쓰는 경향이 있다. (노동 단체/노동조합/노동 시장/노동 분쟁 등). 근로는 본래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말이었으나(조선왕조실록"에 615회 사용됨), 현대에 들어서 부지런할 근勤의 의미가 약화되거나 소실되어 근로는 사실상 노동과 거의 같은 말이 되었다. 다만 노동계를 포함한 진보 진영에서는 '부지런히 일하다'는 원뜻이 사용자::기업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유를 들어 근로라는 말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_우리말 어감사전_안상순 지음

 우리말 어감 사전을 찬찬히 읽어보다가, 내 경우는 노동이라는 말이 적합했다. 흔히들, 감정노동이라고 하지, 감정근로라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A : AI가 할 수 없는 게, 맥락감지나 공감이라던데, 서비스직은 왜 박봉인 거야?

B : 한국은 좁고, 인적소스가 많으니까 후려쳐지는 거 아닐까? 그리고 서비스 직종은 그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낮기도 하잖아.

A : 맞아. 서비스직군에는 경단녀도 많고, 부수입으로 일하는 여사님들도 많잖아…

B : 굳이 이분법으로 나누고 싶지 않지만, 산재율에 남성이 많은 거 보면, 고위험직군에는 남성들이 종사하고, 서비스직같은 저임금 직군은 여성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것 같아.

A : 나는 감사한 척했지만, 실은 회사에 별로 감사하지 않았어. 누군가는 정말 감사하게 다닐 수 있을 텐데, 나는 왜 감사하지 않았을까?

B : 프로이트가 말했잖아. 일과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가치 있는 일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지. 낙심하지 마.

A : 맞아. 일과 사랑을 숭고하게 받아들여야겠어. 가치관 안 맞는 남자 친구랑 헤어지듯이, 환승이직을 감행해야겠어. 그리고 구 남친(회사)의 좋은 점은 내것으로 만들어서, 현 남친(회사)한테 써먹어야지.

B : 너 진짜 똑똑해 보인다.

A : 나도 이런 내가 마음에 들어.




Love and work, and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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