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성 모험 마을
어느 날 아들의 베프에게 전화가 왔다.
"이모! 이번 주 토요일이 제 생일이에요.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그러나 그 주 주말에는 모두 약속이 잡혀 있는 상태였고, 베프의 엄마와 통화를 해 본 결과 어차피 할머니댁에 가기로 해서 시간이 안된다고 했다. 매우 매우 속상해하는 아들의 친구를 위해 "다음 주 토요일에 우리 집으로 놀러 와!" 초대를 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두 친구에게 전자파와의 거리 두기를 시켜 주기 위해 큰 공원이나 놀이터를 열심히 물색했다. 그러나 비 예보가 있어 결국은 키즈카페를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아졌다.
하지만!
날씨 요괴인 나에게 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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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아침, 비록 구름이 낀 날씨 기는 하지만 비 예보가 사라진 것이다!
나는 토끼 같은 두 아들놈을 태우고 파주로 향했다.
집에서 게임을 해야 한다고, 그게 안되면 동네 키즈카페(게임기가 있는 곳)에서 놀자고 들들 볶아대는 애들의 외침을 뒤로하고 임진각의 누리성 모험 마을에 도착했다.
놀이터는 정말 자그마한 모험의 나라 같았다. 해가 쨍하게 떴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덥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가족 단위로 많이 즐기고 있었고, 특히 삼대가 함께 온 집이 많았다.
큰 놀이터에는 벤치가 몇 개 밖에 놓여 있지 않았는데 우리는 정말 타이밍 딱 좋게 자리가 나서 편한 자리에서 쉴 수 있었다. 또 깨끗한 잔디밭에 바닥도 평평해서 굳이 벤치에 앉지 않더라도 돗자리만 있다면 어디든 편히 앉아 쉴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흔한 남매 영상을 보여주며 흔한 남매가 왔다간 곳이라고 하니 한층 더 신나 했다. 초1에게 흔한 남매의 영향력이란 상당하다... 그리고 최근에 규모를 확장해 이번 9월에 새로 오픈했다고 한다.
일단 먼저, 간식으로 배를 채운 뒤 놀이터를 누비고 다니기 시작했다. 역시 놀이터의 꽃은 긴 통미끄럼틀!
그리고 이곳엔 일반 놀이터에는 없는 집라인도 있었다! 겁이 많은 우리 아들이 탈 일은 없겠지만 많은 친구들이 줄을 서서 타고 있었다.
적절하게 넓은 규모에 깨끗하고 한쪽에만 아이들이 몰리지 않도록 구역별로 놀이시설이 나누어져 있어서 쾌적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놀이터 한가운데에는 모래 놀이터도 있고, 빈 공간에서는 공놀이도 할 수 있다. 아주 어린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는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왕 파주까지 온 김에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과 함께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요즘 같이 날씨 좋은 주말에 공기까지 좋은 이곳 파주 <누리성 모험 놀이터>를 추천해 본다.
가을이 오면, 아들과 함께 많이 놀러 다닐 거라고 다짐했었다. 저번주 토요일에는 한강공원에서 밤산책과 밤축구를 즐겼고, 일요일에는 호수공원에서 킥보드도 타고 캐치볼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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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은 아이가 걸음마를 할 때부터 가을이 되면 자주 왔었던 곳이다. 하지만 항상 평화누리공원에서 연을 날리거나 놀이기구를 타거나 몇 년 전에 생긴 케이블카를 타거나 하고 놀았다. 이곳 놀이터에서 논 것은 처음이었다. 진작 알고 왔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다음엔 더 많은 친구들을 데리고 함께 놀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원한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아이들은 뛰어놀 때가 가장 아이들답고 건강해 보인다.
앞으로 남은 가을날을 어떻게 더 즐겁게 보낼지 더 많이 고민해 보아야겠다.
사실 공원에서 글을 이렇게 마무리 한 뒤, 집에 가서 발행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뒷정리를 막 마치고 차로 돌아가려는 순간!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파라솔 밑에서 조금 기다려볼까 생각도 했지만 비는 더욱더 거세질 뿐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이것저것 뒤져보다 큰 쓰레기 봉지가 나왔고 우리는 구멍을 뚫어 아이들에게 씌워 주었다.
두 아이는 차까지 걸어오면서 “까르르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를 않았고 뜻하지 않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게 되었다. 베프의 엄마도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맥주를 무려 한 박스나 선물해 주었다…
비록 나는 날씨 요괴임에 틀림이 없지만, 비를 몰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