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파리 반찬
이 날은 아침에 급 키토 김밥이 먹고 싶어 출근 전 김밥을 한 줄 사서 갔다. 휴게실에 앉아 친한 언니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또 다른 친한 동생이 같이 밥을 먹자며 전화가 왔다. 김밥을 이미 사 버렸다고 얘기했더니 그러면 김밥을 얼른 사 올 테니 청계천에 앉아서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다. 날씨도 너무 쾌청하고 시원했기에 함께 먹는 언니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김밥을 들고 청계천으로 향했다!
날씨는 정말 예술이었다. 하늘은 높고 파랬다. 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미세먼지도 없는 청량한 날씨.
걷다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앉아 있는 곳에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맑은 날씨와 물속 물고기, 그리고…날파리떼를 반찬 삼아 김밥 한 줄을 뚝딱했다. 아니, 저 날파리들 때문에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단백질 보충이 되었으려나 모르겠다.
앉기 전까지는 몰랐다. 그렇게 많은 날파리들이 있을 줄은... 우리는 세 번이나 자리를 옮겨야 했고, 예쁜 경치를 즐기며 식사를 하기는커녕 이 고소한 냄새를 폴폴 풍기며 날파리를 꼬이게 만드는 김밥을 눈앞에서 얼른 없애버려야만 했다. 청계천에서의 점심은 날씨가 조금 더 추워지면 다시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여유롭게 산책 삼아 청계천을 걸었다.
언제 보아도 가을의 청계천은 멋지다.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번 가을이 마지막이다. 회사를 관두고 나면 막상 잘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날이 좋으면 자주 나와서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여유롭게 산책도 하며 이 분위기, 감성 그리고 풍경등을 기억 속에 꾹꾹 담아 놓아야겠다.
아니… 그래도 밥은 식당에서 먹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날파리 떼는 정말 끔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