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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서울 Oct 17. 2021

사랑아 사람해!

우리의 행복 버튼은 '사람'입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왜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사람'에 있다. 우리의 행복 버튼은 다른 사람을 만날 때 번뜩 켜진다. "아니야! 난 오히려 혼자 있는 게 더 편하고 행복한데!"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적어도 우리 뇌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이언스 학술지에 게재되었던 Eisenberg 외(2003)의 fMRI 연구는 우리 뇌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얼마나 갈구하는지 잘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경험을 한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측정한 결과, 놀랍게도 신체적 고통이 가해질 때 나타나는 뇌 활동과 동일한 패턴이 발견되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와 무릎이 까져 상처를 입었을 때, 이 두 가지 상황에서 우리의 뇌는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즉, 외로움이나 소외감은 타박상이나 골절만큼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사회적 소외 상황에서 혈류량이 증가한 뇌 부위


이 견해를 지지하는 연구들은 그 외에도 많다. DeWall 외(2010)는 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 위약(가짜약)을,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아세타미노펜을 3주간 복용시켰다. 아세타미노펜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 약품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그랬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위의 그래프에서도 보이다시피 위약 집단은 꾸준히 비슷한 수준의 사회적 고통을 보고한 반면, 아세타미노펜을 섭취한 집단은 나날이 감소된 사회적 고통을 보고하였다. 우리의 뇌는 사회적 고통이나 신체적 고통을 똑같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 둘에 대한 치료법마저도 동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결과다. 앞으로 실연을 당하는 일이 있다면 치킨을 시켜먹은 뒤 타이레놀 한 알을 먹도록! (치킨은 그냥 맛있으니깐.)


하지만 아직까지도 완전히 설득되지 않은 독자가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특히나 MBTI 테스트가 한국에서 워낙 흥한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I(내향)과 E(외향), 이 둘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어 더욱이 그럴 것이다. 만약 "난 내향형 인간이라서 사람 별로 안 좋아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면, 다음 글을 읽어봐 주길 바란다.


DeWall, C. N., MacDonald, G., Webster, G. D., Masten, C. L., Baumeister, R. F., Powell, C., Combs, D., Schurtz, D. R., Stillman, T. F., Tice, D. M., & Eisenberger, N. I. (2010). Acetaminophen Reduces Social Pain: Behavioral and Neural Evidence. Psychological Science, 21(7), 931–937. http://www.jstor.org/stable/41062448


Eisenberger, N. I. (2003). Does Rejection Hurt? An fMRI Study of Social Exclusion. Science, 302(5643), 290-292. doi:10.1126/science.1089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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