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모든 사람이 내향 또는 외향, 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오해부터 바로잡아야겠다. 외향성은(모든 성격 특질이 그렇듯이) 하나의 스펙트럼이다. 내향---외향의 스펙트럼에서 각자의 위치가 다를 뿐이지, 어떠한 구분선이 있어 그 선의 좌측과 우측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성격이 똑같다는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 이 세상 사람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두 가지 유형(또는 16가지 유형)으로 딱딱 나뉠 수 없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이제까지 외향성이 더 높은 사람일수록 행복할 확률이 높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는 늘 사람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자가 더 편하다'는 내향적인 사람들 - 즉, 내향---외향의 스펙트럼에서 왼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있는 사람들 - 도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행복을 얻을까?
Fleeson과 Achille(2002)의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13일 동안 매 3시간마다 그때 느껴지는 감정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답하였다. 모든 답변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일시적인 외향성 정도와 그때 느껴지는 긍정적인 감정의 수준이 정적 상관관계를 맺고 있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지금 당장 더 외향적으로 행동할수록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내 본래 성격이 얼마나 외향적인지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일한 연구에서 진행된 다른 실험에서는 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외향석 척도에서 하위 20%의 점수를 기록한 참가자들은 총 두 번의 집단 토론에 참가하였는데, 한 번은 내향적으로 행동하도록 지시받았고, 다른 한 번은 외향적으로 행동하도록 지시받았다(순서는 각 참가자마다 랜덤으로 지정). 그랬더니,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이다시피 참가자들이 외향적으로 행동했을 때, 내향적으로 행동했을 때보다 더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느꼈다고 보고했다. 결국,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조차도 외향성을 모방하면 행복해진다는 것!
(참고로 검은색 바와 흰색 바의 차이점은 순서에 있다. 검은색 바는 첫 번째 토론에서는 내향적으로, 두 번째 토론에서는 외향적으로 행동하도록 지시받은 집단이고, 흰색 바는 그 반대로 지시받은 집단이다.)
요약하자면, 개개인의 성격이 어떻든 간에 우리의 뇌는 타인과 교류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한다. 이쯤되면 떠오르는 질문: 왜? 왜 우리의 뇌는 이토록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
Fleeson, W., Malanos, A. B., & Achille, N. M. (2002). An intraindividual process approach to the relationship between extraversion and positive affect: Is acting extraverted as "good" as being extraverte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83(6), 1409-1422. doi:10.1037/0022-3514.83.6.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