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일본인들의 끊임없는 서양 탐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
井上 太郎 , 『モ-ツァルトと日本人』、平凡社、2005。
金澤 正剛、『キリスト教と音楽: ヨーロッパ音楽の源流をたずねて』、 音楽之友社、2007。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서양음악사 교재나 교양서 등에는 ‘교회음악‘ 또는 ‘종교음악‘이라는 표현이 흔히 등장하지만, 정작 그 음악들이 전개된 서구 유럽 역사의 맥락에서 교회나 종교가 어떻게 얽히게 되는지 구체적인 면면을 납득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특히나 한국 현대사의 맥락에서 ’교회‘ ’기독교‘ 같은 어휘들이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들과, 서구 음악사에 기록된 과거의 사실들이 얼마나 연속성을 갖고 있으며 또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지, 근본적 물음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바르트(Karl Barth, 1886-1968)의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956 (1956)” 또는 펠리칸(Jaroslav Pelikan, 1923-2006)의 ”바흐“와 같은, 신학 연구자들이 남긴 서구 전통음악에 관한 논의는, 묵혀둔 질문들에 다소나마 힌트를 제시해 주는 문헌들이다. 특히 종교개혁 이후 나뉘게 된 유럽의 가톨릭과 개신교 지역과 그 영향 아래 각각 활동했던 음악가들의 (적어도 그리스도교와 연관된) 작품들에 담긴 의미나 맥락이, 서구화 과정의 동아시아에서는 모두 ‘서양음악‘이라는 단일한 범주로 적당히 섞여 온 현실도 돌아보게 된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国際基督教大学 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 교수를 지낸 카나자와 마사카타의 “그리스도교와 음악”은 바로 그렇게 ‘맥락이 삭제된 서양음악수용의 역사’를 갖는 일본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그리스도교’의 배경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취지의 책이다. 19세기 후반 놀라운 속도로 서구식 제도와 문화를 확립해 갔음에도, 서구 사상 근간에 놓인 그리스도교는 다수의 일본인들에게는 결코 신앙으로 녹아들지 못했다. 한국에서 출간되는 그리스도교 관련 서적들이 주로 특정 종교의 틀 안에서 기획되는 비중이 큰 경향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유독 ‘교양’으로서의 보편적 그리스도교에 관한 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우연은 아닐 듯하다.
아울러 모차르트에 대한 바르트의 특별한 찬사들은, 20세기 일본에서 모차르트 애호가로 널리 알려져 있던 (통칭 ‘모차르티안モーツァルティアン’) 이노우에 타로(1925-2022)의 글과 비교해 볼 수 있다. 1960-70년대 중앙공론사中央公論社 편집자로 재직하면서 “모차르트 대전집(モーツァルト大全集, 1976)”을 기획 출간한 이외에도 다수의 모차르트 관련 서적을 펴냈던 그는 팔순 무렵 집필한 “모차르트와 일본인”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에세이집을 통해, 서구화가 시작되던 19세기 일본에 처음 소개된 이후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모차르트가 일본인들 사이에서 ’정착‘해 가는 흐름을 (저자 개인의 경험들을 포함해) 엮었다.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의 서구화가 진행되던 19세기 중반 태어나 학생 시절까지 한문학을 파고들던 나츠메 소세키의 경우, 일본 전통이나 일본인으로서의 자아 정체성과 무관하게 체제 변화에 따른 '외국어'(특히 영어를 중심으로)와 '지식'을 수집하고 주입하는 과정에서 "성서"와 "그리스 로마 신화"가 필수적인 참고자료임을 점차 깨닫게 되지만, 결국은 시간과 여력이 없어 섭렵하지 못했음을 아쉬워 하는 기록을 남겼다.
반면 소세키보다 약 한 세기 이후, 유럽 대륙의 전통을 계승하는 프랑스 남부의 교육자 가정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된 언어, 특히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통해 전해 듣거나 책을 통해 수시로 접한 서양 고전과 프랑스어권 문학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성서"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득하게 된다.
동아시아인들에게 서양문화란, 서양음악이란, 서양고전이란, 어떤 것이었고, 또 어떤 것이어야 할까. 끊임없이 묻고 확인하고 다시 생각해야 할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