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고3, 고2 아이를 두고 산다는 건, 세상이 정한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줄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기분이다.
부모는 성적과 대학을 말하고,
아이는 지금의 청춘과 모험, 우정을 이야기한다.
그 우선순위가 불안하고 위태롭게 느껴질 때,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문장들 사이에서, 부모를 떠나 인생의 바닥을 치던 나를 다시 보았다.
그때 나는 많이 넘어졌고, 자주 바닥을 쳤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 비로소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이 되었다. 가장 어리석은 선택들 속에서, 가장 많이 자랐다.
‘내 아들’이라는 감각에서 한 발 물러나, 하나의 인격으로 아이를 바라보기 시작하자, 언성높이는 일이 사라졌다. 좌충우돌 넘어지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겠지만, 그것 역시 아이의 삶이다.
부모 자식 간에는 울분을 터뜨리는 신경질적인 말투가 아니라, 날씨 이야기하듯 가볍고 밝게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나눌 필요가 있다. 욕설이나 고함으로 속내를 털어놓는 것은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미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요즘 우리는, 날씨 이야기하듯 서로를 말한다.
이 책은 제목부터 정면으로 들이받는다. 그리고 책을 덮을 때까지, 저자는 한 번도 힘을 빼지 않는다. 문장은 직설적이고, 태도는 끝까지 단호하다.
혹시 MZ세대의 책인가 의심했다. 그러나 저자는 1943년생.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이 그의 청년기가 아니라 일흔의 나이에 쓰였다는 점이다. 삶을 충분히 살아낸 사람이, 여전히 삶을 향해 주먹을 쥐고 있다.
첫 장의 제목부터 가슴에 꽂혔다.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 성인이 되었다는 표식은 집을 나가는 것이다.
� 집을 나가지 않는 자식들은 잘못 키운 벌이다.
� 자식이 자립할 기회를 빼앗은 대가를 부모가 치르는 이 비극은, 자립을 원치 않았던 부모에게도 상당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 부모의 과도한 사랑이 자식의 뇌를 녹슬게 한다.
이 책은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자립을 가르친다.
그리고 어떤 시기에는, 위로보다 그런 문장이 더 정확하다.
책 읽어 주는 작가 윤소희
2017년 <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4년 단편소설 '지금, 정상'으로 소설가 등단.
2006년부터 중국에 거주. ‘윤소희 작가와 함께 책 읽기’ 등 독서 커뮤니티 운영.
전 Bain & Company 컨설턴트, 전 KBS 아나운서. Chicago Booth MBA,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저서로는 심리장편소설 <사이코드라마>와 <세상에 하나뿐인 북 매칭>
<산만한 그녀의 색깔 있는 독서> <여백을 채우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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