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기쁨> - 아베 피에르
우울의 늪에 빠졌다 떠올랐다 하면서 느낀 건 내게 더 이상 ‘기쁨’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 문득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이 떠올랐다.
가장 존경하는 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늘 떠올랐던 피에르 신부.
우울증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 몰입하는 병이라고도 한다.
자신 안에 머물고 있는 시선을 밖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제게 필요한 것은 살아갈 방편이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였다고 말하던 어떤 자살기도자의 말.
지금 내게 간절히 필요한 것도 '살아야 할 이유’인데,
다시 피에르 신부의 고백을 들으면서 메말랐던 가슴에 조금씩 ‘희망’의 싹이 돋는다.
삶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 ‘희망’의 싹.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깊은 병의 근원이었다.
내 안에는 없는 사랑이 부어져 내 가슴을 채우고 흘러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