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tard of Chelsea - Spice imperial
비가 내렸다. 아주 짧았지만 번개와 천둥도 쳤다.
베이징의 여름 비가 쏟아질 때면 천둥 번개가 끊임없이 내리친다. (이런 비는 세계 최고의 인공강우 기술을 가진 중국 기상국이 만든 비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한바탕 비를 쏟고 나면 40도가 넘던 무더위도 푹 꺾여 20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변화.
짧고 귀여운 천둥 번개가 떠나온 집, 베이징을 그립게 하네.
이렇게 비 오는 날, 계피와 정향 등 스파이스와 함께 와인을 끓여낸 따끈한 뱅쇼(Vin chaud) 한 잔이면 으슬해진 몸이 풀리곤 한다.
뱅쇼 대신 Whittard of Chelsea의 Mulled wine (=뱅쇼의 영국식 버전)이라고 불리는 Spice imperial을 찾아냈다.
우리기 전 찻잎에서 피어나는 오렌지 향이 상쾌하다.
한 모금 마시니 내가 좋아하는 계피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Chai tea를 좋아해서 최근 몇 개 다른 브랜드의 차이 티를 마셔보고 조금 실망했는데, Spice Imperial은 차이 티의 스파이시한 느낌을 적당히 기분 좋게 잘 표현하는 듯하다.
왠지 스파이시한 티는 밀크티로 마시는 게 더 어울릴 듯 하지만, 이 티는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부드러워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게 훨씬 낫다.
한동안 메말라 있던 가슴에 촉촉이 비도 내려주고
가볍게 톡 쏘는 듯한 티로 온몸이 향긋하니 따뜻해지면서
괜히 아직 멀기만 한 크리스마스도 떠올려 보면서
또 하루를 잘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