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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May 31. 2020

벤치에 앉아 발로 파스타 반죽을?

<18세기의 맛>

맛과 냄새를 빼놓고는 기억을 이야기할 수 없지 않을까. 

요즘 기억에 대해 자꾸 생각하다 보니 맛에 관한 책을 계속 찾게 된다. 

맛과 냄새는 추억으로 연결해주는 끈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다가 18세기에 벤치에 앉아 발로 파스타 반죽을 하는 장면을 읽어주니, 옆에서 듣고 있던 아들이 얼굴을 살짝 찡그리다 깔깔 웃는다.  

맛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아들과 나는 새로운 추억을 그렇게 만든다. 


안대회 등 <18세기의 맛>


맛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는 게 아니라 어떤 특정 사회의 사람들을 상당히 오랜 기간 지배하는 실체다


유럽인들에게 감자는 뭔가 악마의 계략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미심쩍고 수상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중세 유럽에서 흑마술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실제로 독성이 강한 벨라도나의 꽃과 감자의 꽃이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점은 의심을 더욱 키웠다.


우아한 홍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사고팔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불사한 영국을 생각하면 실로 홍차는 목숨을 걸고 마신 음료였다.


“밥 먹기는 봄같이 하고, 국 먹기는 여름같이 하고, 장 먹기는 가을같이 하고, 술 마시기는 겨울같이 하라”
(<규합총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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