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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Jun 08. 2020

추방하고 흩뜨릴 지라도 예배

'좋으신 하나님' - 가족 밴드 YESS의 찬양

'이런 게 교회구나' 하며 기쁨 충만하게 신앙생활을 한 적이 있다. 교회 안에서 다른 성도들을 위해 가족보다 더 애타게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조선족과 중국인들에 대한 선교와 장애인 사역에 동참하며 씨 뿌리는 즐거움을 만끽하던 때가. 하지만 늘 그렇듯 기쁨의 시기는 길지 않았다. 


갑자기 담임목사님이 추방을 당했다. (중국은 지금도 많은 교회 문을 닫고 선교사님들을 추방하고 있다.) 중국에서 불법인 선교를 했다는 이유로. 한 동안은 목사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추방을 받아들일 수 있냐고. 어떻게든 버텼어야지' 하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진실을 알 수 있었다. 중국 공안(公安:경찰)이 마치 인질극을 벌이듯 성도들의 약점을 잡고 목사님을 협박했다는 것을. 


그 목사님이 몇 년째 싱가포르에서 목회를 하신다. 코로나 19로 모여서 예배하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온라인 예배 특송을 부탁하셨다. 미천한 실력은 주저하게 만들었지만, 목사님과의 추억을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었다. 


(가족 밴드 YESS의 '좋으신 하나님' 찬양 연주)

https://www.facebook.com/100002165524515/posts/3057917020957119/?d=n


사실 그때 목사님만 추방당한 게 아니었다. 내 믿음의 불꽃도 그 일과 함께 사위어 갔다. 밟힌다고 해서 이렇게 무너지고 부서지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함께 하는 좋은 동역자를 빼앗길 때 그 불꽃을 지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건 예전만큼 활활 타오르지 않을지라도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아빠보다는 음치인 엄마를 더 닮아 음정이 몹시 흔들리지만, 이 부족한 찬양이 예배로 드려진다는 것에 감사한다.  


홀로 기도하는 게 힘들어 몹시 흔들리고 있었는데, 새벽 같은 시간에 함께 기도하자는 연락이 왔다. 홀로 고립되도록 공격은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절대로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그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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