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문학관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순간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최명희문학관에 들어서 작은 전시실 안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들려온 작가의 육성이 가슴을 후벼 팠다.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은아니다.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때때로 나는 엎드려 울었다. 그리고 갚을 길도 없는 큰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사람처럼 항상 불안하고 외로웠다. 좀처럼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모아놓은 자료만을 어지럽게 쌓아둔 채 핑계만 있으면 안 써보려고 일부러 한눈을 팔던 처음과 달리 거의 안타까운 심정으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 ‘혼불’은 드디어 나도 어쩌지 못할 불길로 나를 사로잡고 말았다.
작가는 원고지 만 2천 장 분량의 <혼불>을 17년에 걸쳐서 썼다. 퇴고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역시 쓰기 위에 자신의 혼을 다 쏟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