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읍내로 나왔다

맑은 아침의 소리가 그립다

by 윤소희
완도2.jpeg
완도1.jpeg
완도.jpeg
숙소에서 보이는 섬 주도 (좌) / 숙소 앞 풍경 (완도항)


오랜만에 읍내로 나왔다. 전체에 겨우 택시 두 대뿐인 섬이나, 산기슭에 있는 농가 등에 머물다가. 창밖으로 바다가 보인다는 것만 알고 숙소를 골랐는데, 완도항 바로 앞이다. 약국도, 병원도, 카페도, 빨래방도, 편의점도 다 가까이 있다. 오랜만에 누려보는 편리다. 창문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 주도와 항구에 정박한 배들이 보인다. 그리고 밤새 열어 둔 창문으로 소음이 끊이지 않는다. 내가 잠이 들면 그제야 세상이 깨어나는지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취객이 노래를 부르거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누군가 오토바이를 시끄럽게 몰기도 한다. 창밖으로 끊임없이 들리는 차 소리 때문에 잠들기 쉽지 않다. 새벽 세 시가 지나니 지나가는 차가 조금 줄고 비로소 파도 소리가 들린다.


섬이나 농가에서는 밤이 그저 깜깜했다. 날이 맑아 별빛이 보이면 모를까, 다른 불빛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간혹 풀벌레 소리가 들릴 뿐 고요했다. 새벽 네 시쯤 되면 부지런한 닭들이 아침을 알리기 시작하고, 다섯 시쯤 되면 새들의 합창이 이어진다. 그땐 몰랐다. 그렇게 맑은 아침의 소리가 이렇게 금세 그리워질 줄은.


그립다. 서울 같은 대도시도 아니고 그저 읍내에 나왔을 뿐인데 벌써.


완도 5.jpeg
완도4.jpeg
완도읍에서 맞는 아침 (좌) / 완도읍에서 맞는 새벽 (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