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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Aug 09. 2020

좋은 글쓰기?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김영민

“이 책은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재정의한다.”라는 문구에 혹해 책을 집어 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언급은 책 어디에도 없지만, 저자의 문장을 읽으며 따라가다 보니 좋은 글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쉽게 읽힐 수 있게 쓰는 것에 대해.  

심각한 이야기도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것에 대해.  

가장 근원적인 질문들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던져주는 것에 대해.  

딱딱하게 굳지 않도록 생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리듬으로 문장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것에 대해. 


“당신 나이가 되면 모든 게 선명해질까요?”  
“아니요”  
“그럼 더 혼돈스러워지나요?” 
“그냥 빨리 흘러가요. 비 많이 왔을 때 흙탕물처럼.”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중


장마가 길어지며 많은 걸 휩쓸고 흘러가는 흙탕물을 바라본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삶의 흙탕물은 점점 더 빠르게 흘러내려갈 것이다. 이럴 때는 저자의 말대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죽음을 앞에 두고 내 삶은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겠는지 돌아볼 볼 수 있도록.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김영민


“깨달음을 얻는 곳, 금각사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자기 안의 고지식한 안내자가 천천히 답을 생각하고 길을 가르쳐주려고 하면, 그 관광객은 이미 서둘러 떠나고 없다. 그래서 삶에 대한 진짜 이야기는 대개 허공에 흩어지게 된다. 허공에다 이야기하다가 죽는 게 인생이지.


제대로 된 성장은 보다 넓은 시야와 거리를 선물하기에, 우리는 상처를 입어도 그 상처를 응시할 수 있게 된다.


뱃살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결국 몸 전체가 뱃살이라면, 뱃살이 뱃살을 개혁할 수 있는가? 피하지방이 내장지방을 개혁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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