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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흡연을 멈추고 영화를 증오하게 되었나"

<담배와 영화> - 금정연

by 윤소희
"경고. 이 책은 순전한 허구다. 그러나 많은 부분은 사실이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첫 문장이 말해 주듯 이 책은 ‘담배와 영화’를 빌어 쓴 ‘픽션’에 관한 책일지 모른다.

담배와 영화가 곧 픽션이기에.


담배와 영화.png 인스타그램 @mistydio '책 읽어 주는 작가 윤소희'
"담배는 시간을 연기로 바꾼다.
그것은 픽션이다.
영화는 시간을 공간으로 바꾼다.
그것도 픽션이다."


픽션은 사실의 반대말이 아니다. 어쩌면 픽션은 ‘진실’에 조금 더 가까운 말일 것이다.


"예를 들어, 픽션은 ‘사실이 아닌 것’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지만 픽션이 아닌 것들이 무수히 많고, 사실에 근거한 명제로만 이루어진 글쓰기도 여전히 픽션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픽션은 언어의 인식론적인 위상보다는 독자가 그 언어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와 더 상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픽션은 근본적으로 ‘믿어주기’의 문제이며, 우리는 동화 이야기를 ‘믿어주기’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에 근거한 텍스트를 ‘믿어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리 이글턴 <2010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3기 해외석학강좌 제2강 문학의 내면’ 강연자료집> 중
담배와영화1.jpg <담배와 영화> - 금정연

이 책의 부제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혹은: 나는 어떻게 흡연을 멈추고 영화를 증오하게 되었나”


부제 역시 픽션이다.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의 짐작대로, 저자는 흡연을 멈추지도 영화를 증오하게 되지도 않았다.


(이 책은 ‘말들의 흐름’ 시리지 중 하나입니다.)


https://brunch.co.kr/@yoonsohee0316/444 (<커피와 담배>)

https://brunch.co.kr/@yoonsohee0316/429 (<산책과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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