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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Nov 25. 2020

그녀가 닦고 있던 건 창이 아니라...

잘 닦인 창

가을비에 씻긴 하늘이

거울에 비친다. 


거울 속 사푼사푼 날아오르는 나비의 날갯짓 따라

무겁던 내 팔도 함께 너울거린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뜨는데 그만,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거울처럼 나와 마주 서 있는 그녀는

창밖에 매달리듯 서서 창문을 닦고 있었다. 


순간 갠 하늘 같이 환한 웃음이 쏟아졌다.

어쩌면 그녀가 닦고 있던 건 창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숨어든 어둠이었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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