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닦인 창
가을비에 씻긴 하늘이
거울에 비친다.
거울 속 사푼사푼 날아오르는 나비의 날갯짓 따라
무겁던 내 팔도 함께 너울거린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뜨는데 그만,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거울처럼 나와 마주 서 있는 그녀는
창밖에 매달리듯 서서 창문을 닦고 있었다.
순간 갠 하늘 같이 환한 웃음이 쏟아졌다.
어쩌면 그녀가 닦고 있던 건 창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숨어든 어둠이었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