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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Dec 06. 2020

베이징은 왜 안 돼?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 - 김진방

보통은 책을 먼저 읽고 저자 강연을 찾아가 보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저자 강연을 들은 후 책이 읽고 싶어 졌다.  

김진방 작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북 콘서트


중국한국상회와 북경한국전문여성클럽(BKPW)이 함께 주최하는 인문학 콘서트가 코로나 19 때문에 올 한 해 내내 열리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의 마지막 달을 넘기지 않고 인문학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 달음에 달려갔다. 마침 북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김진방 기자의 재미있는 강의를 들으며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를 흔쾌히 구매했다.  


(김진방 기자는 브런치 작가라 더 반가웠어요.)

https://brunch.co.kr/@kjbsem 


저자가 사인을 해 주며 “책 맛없게 읽어 주세요.”하고 부탁했기에, 특별히 더 “맛없게” 단물 다 빠지도록 책을 꼭꼭 씹어 먹었다. 


김진방 작가와 함께


책에서 다양한 맛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실 그건 주가 아니고 ‘덤'이었다. 무엇보다 프롤로그에 밝힌 중국에 대한 저자의 마음에 100 퍼센트 공감할 수 있었고, 이 책이 많이 팔려 중국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라도 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 - 김진방


며칠 전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은 정말 코로나 19 이전으로 거의 회복한 게 맞냐고 묻는 메시지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 넓은 땅 덩어리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있는 북경만큼은 밖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걸 제외하고는 코로나 19 이전으로 거의 모든 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친구는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친구가 믿든 안 믿든, 북경에 사는 이들은 지금은 북경이 세계에서 코로나 19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일 거라는 말을 종종 한다. 


중국에 15년째 살면서, 외국인으로서 불편한 점이나 억울한 점들이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며칠 전 친구의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나 중국 관련 기사 밑에 달린 수많은 악플들을 볼 때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던지는 막말’에 내 나라도 아닌데 상처를 받는다. 중국은 내게도 (저자가 얘기했듯) 그런 '애증의 대상’인 셈이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무관심을 낳고, 무관심은 더 큰 오해를 낳고, 오해는 또 다른 비호감을 낳는 악순환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돌고 있다. 무관심과 반복된 오해 속에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한국과 수교를 맺었을 때 처음 본 1990년 대에 머물러 있다. 

그 사이 중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세계에서 부를 가장 많이 축적하는 나라가 됐다.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선입견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비켜서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 한국 경제는 중국에 점차 더 의지하게 됐고,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제1무역 파트너 자리도 중국이 차지하게 됐다. 우리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부산물을 가장 많이 얻어가는 와중에도 단 한 번도 중국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았다.


싸구려 단체 관광 말고 베이징을, 중국을 제대로 다녀보고 간다면 중국을 마냥 무시하지는 않을 텐데… 여행이 어려운 요즘이니 대신 이 책을 읽고 베이징에, 그리고 중국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맛 좋은 음식과 멋진 공간,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좋겠다. 


“왜 하필 베이징이에요?” 

라는 질문에 이제는 저자처럼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징은 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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