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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Apr 30. 2020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좋으니 '진짜'일을 하고 싶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타나베 이타루

외부에 의존해 살아오던 생명력 없는 것들은 ‘부패'로 방향을 튼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자라온 생명력 있는 것들은 맛있고 향기롭게 ‘발효’한다.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좋으니 ‘진짜’ 일을 하고 싶다.’


눈물이 날만큼 지금 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문장이다. 

‘진짜’ 일. 

생명을 살리는 일.


어디 ‘자본론’ 뿐일까. 살면서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났고, 머릿속에 제법 많은 생각들이 들어갔지만 

읽은 것, 아는 것을 삶으로 살아낸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로 내려가 균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부패하지 않는 돈’을 부패시키기 위해  

정성을 다해 빵을 구우며 ‘진짜 일’을 하는 와타나베 이타루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생각을 실제 삶으로 살아내는 이는 아름답다.  



자기 안에 있는 힘으로 자라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작물은 발효를 하게 된다. … 반대로 외부에서 비료를 받아 억지로 살이 오른, 생명력이 부족한 것들은 부패로 방향을 잡는다. 


이스트처럼 인공적으로 배양된 균은 원래 부패해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물질마저도 억지로 일정 기간 썩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균은 균인데 자연의 섭리를 일탈한 ‘부패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균인 것이다.


바로 이 부패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다는 내용이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의 절반을 차지한다.


만드는 사람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잘 쉴 수 있어야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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