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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May 23. 2023

독서를 권하는 것도 연애와 비슷해서 '밀당'이 필요하다

유혹은 실로 정성이 필요한 일

읽고 쓰는 일이 당신의 삶을 바꿉니다.


지난 10여 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삶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체험했다. 좋은 건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고 싶은 법. 기회만 있으면 읽고 쓰기에 관한 강연을 하고 독서에세이도 출간했다.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 북스타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읽을까 말까 고민하는 이들의 손에 책을 쥐어주기 위해 아끼던 책들을 풀어 나눔도 하고 있다.


“이 책 좋아, 읽어 봐”하고 들이밀면 “나 너 좋아해”하고 고백하기라도 한 듯 멀리 달아나는 이들이 있었다. 독서를 권하는 것도 연애와 비슷해서 ‘밀당’이 필요하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팽팽한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맛만 살짝 보여주고 베일로 덮어야 한다. 아무것도 예견치 못하도록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책의 줄거리나 서평, 해설을 쓰는 대신 밑줄이나 그림, 메모 등 책에 남긴 흔적을 들여다본다. 책을 읽을 때 마시던 차의 향이나 찻잔의 온기를 묘사한다. 책을 읽고 메모를 남길 때 쓱싹쓱싹 하는 연필 소리를 담는다. 책을 덮은 후 그 책이 삶에 남긴 자취를 더듬어 본다. 누군가의 흔적을 엿보거나 훔쳐볼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뛴다. 그 빠른 심장 박동을 뇌는 종종 설렘으로 해석한다. 이곳에 남기는 짧은 글이 미래의 독자가 책을 집어 들고 읽게 만드는 작은 유혹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물론 유혹은 실로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EDU news Asia 준비호 12,13 페이지



*에듀 뉴스 아시아 준비호 (2023.5.) 13 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

https://alligo.yunzhan365.com/books/uobs/mobile/index.html



에듀뉴스아시아 준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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