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라디오에서 부부 사이의 청결 기준이 달라서 고민이 사연을 듣고 있었다.
같이 사는 데에 청결에 대한 기준은 아주 중요하다.
내가 옛날에 회사 사택에서 사는데 비서실에 근무하는 여직원과 같은 방을 쓴 적이 있었다.
그 여직원은 자기 얼굴이나 몸은 이쁘게 꾸몄지만,
옷을 뱀 허물 벗듯이 벗어 놓았고 욕실은 내 기준에서 엉망진창이었다.
속눈썹이 여기 저기 널려 있고 욕실을 사용 후에 거품도 벽에 묻은 채로 나왔다.
머리카락이 수챗구멍에 쌓여도 치우는 법이 없었다.
생리대 뒤처리도 혈흔이 보일 정도였고 사는 내내 욕실 청소는 늘 나의 몫이었다.
내가 더러워서 욕실 청소를 하고 나면 다음 뻔에 자기가 하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마침,
내 친구도 방 3개인 아파트에 여직원 3명이 한방씩 쓰는 상황이었다.
한 명은 매주 이불을 빨 정도로 깔끔하고
한 명은 자기 몸만 꾸미고 방은 엉망이라고 말이다.
자기는 그 중간 어디에 있다고 했다.
어제 사연을 듣는데 청결의 기준이 비슷한 것이 같이 사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나왔다. 보
통 더 깔끔한 쪽이 덜 깔끔한 쪽을 나무라기에 마련이라면서
각자의 기준이 다른 것이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는 내 집에 오면 늘 돼지 우리 같다고 했다.
친구들은 내 집에 오면 깨끗하다고 하는데 말이다.
내가 친구들이 다 내 집 깨끗하다고 한다고 엄마한테 말했더니
끼리끼리 친하더니 더러운 것들끼리 친한 모양이라며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투였다.
가끔 부부 사연에 욕실 사용 뒤처리에 대한 갈등이 나온다.
남편들이 소변을 보고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해서 부인들과 다툼이 있다는 내용이 많다.
난 아빠랑 남동생이 욕실을 사용해도 별로 그런 적이 없어서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아빠랑 남동생이 깔끔한 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지인들 사는 여자나 남자 집에 가보면 다양한 청결의 기준에 놀라게 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원래 그대로가 원칙이라 차 안은 깔끔 그 자체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차를 타게 되면 발을 터는 것은 기본이고
내가 먹는 음료는 내릴 때 가지고 내린다.
가끔 나도 다른 사람들 내 차에 태우는데 차가 남자 차 같다면서 놀라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이 내리고 먹고 남은 음료수를 치우면
자기 먹은 것을 가지고 내리는 사람도 있고 그대로 두고 내리는 사람도 많다.
난 나와 비슷한 수준의 청결한 사람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잘 꾸미고 이쁘고 잘 생기지는 않아도 적어도 깨끗만 해도 절반은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