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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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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는 데 앞에 차가 자꾸 지그재그로 운전하고 있었다.

오른쪽을 거의 차선을 넘을 정도로 갔다가 왼쪽으로 차선을 넘을 정도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음주 운전 같았다.

빨리 그 차를 피해서 운전해서 갔지만 신고를 안 한 것이 후회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 조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음주 운전을 하는 차가

인도로 넘어와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형부와 언니는 너무 화가 나서 합의하지 않았는데 그 가해자는

우리 가족의 피해에 비해 약소한 형량이 구형되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우리나라는 음주 운전에 관대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가끔 술자리에서 차를 가지고 왔음에도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본다.

한 잔은 괜찮다.

한 시간이면 다 술이 깬다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본다.

난 그럴 때면 정색하고 드시려면 대리운전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 거야하고 나를 바라본다.

난 조용히 나의 조카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분위기가가 숙연해진다.

내가 술자리 분위기를 망친 것 같은 기분은 들지만 나에게 이런 가족의 서사가 있기에

그런 사람들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가끔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죽이고도 다시 활동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본다.

저들은 그 가족에게 어떤 슬픔을 안겼는지 알까?

난 그런 사람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보지 않는다.

조카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나 아마 앞으로도 술자리에서 차를 가지고 왔음에도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보면 내 조카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마 조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나만의 방법이다.

진짜 음주 운전을 하는 사람 사형 집행했으면 좋겠다.

그들은 예비 살인자이다.

그때 그 사고가 아니었으면 조카는 어떻게 자랐을까?

조카가 너무 보고 싶다.

다음에는 음주 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 꼭 신고해야겠다.


#음주운전#경찰#신고#술자리#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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