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티처스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일타강사들이 나와서 아이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사연마다 학생들이 등장하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여 준다.
내가 본 아이는 고등학교 전교 1등이었지만 부담감에 자퇴한 아이였다.
그 아이는 자신이 전교 1등을 한 후에 그 압박감을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우울증까지 앓고 자퇴를 하고 거의 폐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난 그런 시기가 고등학교 때 와서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봤다.
좋은 성적이 좋은 학벌이 좋은 직장이 우리의 삶의 전부를 결정짓지 않는다.
그 이후의 삶이 편안하고 행복으로 가득 차 있지 않다.
매 순간이 도전이고 좌절이고 모험이다.
삶이 이렇게 불완전하고 모호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나는 참 오래 걸렸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면 나도 다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없고 오로지 회사에 매몰되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저 00 다녀요.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내비치는 내가 어느 순간 정말 재수 없었다.
내가 내세울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자연인 나로 인정받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지만 나와 회사를 분리했고 어느 모임에서도 직장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명품 가방을 왜 가지고 다니겠는가? 돈 많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 아닌가?
이재용이 돈 자랑하는 것 봤는가?
온 세상이 다 아는데 뭐 하러 자랑하겠는가?
타인의 인정에서 벗어난 것이 현재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다.
타인에 의해 나의 행불행이 결정되지 않고 오로지 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이제 나에게 사람들이 욕을 해도 내가 법의 테두리에 있다면 난 타격감이 없다.
타인의 기대에 연연하는 아이를 보니 과거의 내가 떠오른다.
사회적 존재이므로 타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만 나를 버려가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더불어 나도 말이다.
#타인#눈치#나#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