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첫사랑이란 누구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 중학교 2학년 때 학원에서 만난 아이이다.
이름은 ooo. 검은 피부에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눈에 띄는 아이는 아니었다.
여타 다른 남자아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노래방에서였다.
그날은 시험을 마치고 다 같이 노래방에 갔는데...
그 애가 015B의 'H에게'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이었다.
애절하게 '동전 두 개뿐....'이라는 후렴구를 부르는데...
굉장히 호소력 있게 그것을 부른 윤종신보다 더 잘 부르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보고 한눈에 그 애를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쉽게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 아이는 노래뿐만 아니라 농구로 잘 했다.
내가 중학교 때는 농구가 유행이어서 연대랑 고대 농구를 많이 봤고
스램 덩크 만화 마지막 승부 같은 농구가 대세였다.
이러던 찰나에 그 애는 농구도 잘 하다니...
호감 있던 아이에게 더 큰 호감을 가지게 되기 충분했다.
나는 그 아이를 좋아하긴 했지만 고백을 할 용기는 업었고
내 맘을 일기장에 쓰곤 했는데... 엄마와 언니가 몰래 훔쳐보고는
누구 좋아하냐고 캐물어서 곤란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담부터는 암호를 정해서 일기를 썼는데...
중요한 것은 지금 읽어도 그 암호를 해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해독하는 것을 따로 정리해 두지 않은 나의 불찰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남자아이들 사이에 의리파로 리더 역할을 하곤 했다.
남자아이들은 언제나 그 아이 주변에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지냈는데...
그런 리더십 있는 모습에도 나는 후한 점수를 주곤 좋아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학원가는 것이 즐거웠다.
그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짝사랑만 하던 중에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애를 좋아하는 한 살 어린 여자아이가 우리 학원에 온 것이었다.
그 애를 나만 좋아한 것이 아니었다.
나와 경쟁자인 그 여자아이는 고백까지 하고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소심하게 몰래 바라만 보던 나와는 정반대였다.
그 아이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침내 둘은 커플이 되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짝사랑의 씁쓸함과 혼자 마음 아파했던 것이 내 첫사랑의 추억이다.
혼자 짝사랑하다 혼자 마음 삭히다가 만 그런 첫사랑이었다.
지금도 중학교 때 일기장을 꺼내 읽으면서 그때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껴져 오는 데...
첫사랑의 영화들을 보면 언제나 떠오르는 아이가 되었다.
나의 첫사랑은 지금쯤 무엇을 할까? 가끔 궁금하지만 내 추억 속에 소중이 간직하고 싶다.
간혹 다시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러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첫사랑이랑 사랑이 이루어져서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이런 생각도 해 본다.
내 친구는 초등학교 동창 첫사랑이랑 이루어져서 결혼에 골인했는데...
순수해서 좋아 보이는 동시에 첫사랑의 환상이 깨져서 안 좋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가끔 농구를 즐겨하고 노래를 잘 부르던 내 첫사랑을 생각하면서
또래 중학교 남자아이들이 운동하거나 하는 모습 보면 흐뭇해지면서
과거로의 회상에 잠긴다.
그 시절 나는 찬란했고 그 아이도 찬란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유년시절이고 우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10대를 거쳤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