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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던 사람들, 퀴어

by 윤슬
퀴어 vs 동성애자


1. 동성애자

-정의: 자기와 같은 성별을 가진 사람에게 사랑이나 성적 끌림을 느끼는 사람.

-영어 표현: Homosexual, 또는 성별에 따라 게이(Gay), 레즈비언(Lesbian) 등으로 부름.

-범위: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의 한 유형에 해당.

예시: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거나, 여성이 여성을 사랑하는 경우.


2. 퀴어(Queer)

-정의: 원래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의미였으나, 현재는 성소수자(LGBTQ+) 전체를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

-포함 범위 :

동성애자(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논바이너리(Non-binary)

무성애자(Asexual) 등

-특징: 단순히 성적 지향뿐 아니라 성별 정체성, 성 표현 방식까지 모두 아우르는 넓은 개념.

-사용 맥락: “퀴어 문화”, “퀴어 퍼레이드”처럼 성소수자 공동체 전체를 지칭할 때 주로 쓰임.


동성애자는 퀴어에 포함되는 한 유형입니다. 즉, 모든 동성애자는 퀴어일 수 있지만, 모든 퀴어가 동성애자인 건 아닙니다. 퀴어는 LGBTQ+ 전체를 아우르는 우산 같은 개념이고, 동성애자는 그 안의 한 갈래입니다.


LGBTQ 약자의미설명

L : Lesbian (레즈비언) : 여성이 여성을 사랑하거나 성적으로 끌림을 느끼는 경우

G : Gay (게이) : 주로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거나 성적으로 끌림을 느끼는 경우

B : Bisexual (양성애자) :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끌림을 느끼는 경우

T : Transgender (트랜스젠더) :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다른 경우

Q : Queer / Questioning : ① 성별·성적 지향이 이성애/남녀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사람

② 아직 자신의 성 정체성을 탐색 중인 사람


퀴어 범주에 들어간다고 깨닫는 순간

1. 감정의 ‘다름’을 처음 느낄 때

어릴 때나 청소년기에, 다른 사람들과 호감의 방향이 다르다는 걸 직감.예 : 친구들이 이성에게 설레할 때, 나는 같은 성별의 사람에게 설렘을 느낌. 혹은 성별보다 사람 자체에 더 이끌림.

보통 이 시기는 “이게 이상한 건가?”라는 혼란이 섞여 있습니다.

2. 자신의 감정을 탐색하기 시작할 때

인터넷, 책, 드라마, SNS 등에서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나와 비슷하다’는 감각을 가짐. 용어를 알게 되면서 마음속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

예: "아, 이게 게이라는 거구나", "나는 양성애자일지도 몰라" 같은 생각.

3. 자기 인정(자기 수용) 순간

“나는 퀴어다”라고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시점. 이때는 종종 해방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뒤섞입니다.

해방감: 나 자신을 이해했다는 안도감.

두려움: 가족, 친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

4. 타인과 공유(커밍아웃) 여부 고민

가까운 사람에게 알릴지 말지 고민. 알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퀴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큰 전환점이 됩니다.

‘퀴어 범주에 들어간다고 알게 되는 순간’은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감정의 차이 인식 → 정보 탐색 → 자기 수용 → 사회적 위치 고민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 계기는 첫사랑, 문화 콘텐츠, 우연한 대화, 또는 스스로의 일상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실제사례


1. “고등학교 때, 누군가 커밍아웃하면서…”

“I started questioning my sexuality when I was 13. … I might be gay, and she [mom] said, ‘That’s fine, you’re not dying.”

자신이 동성애자일지도 모른다는 감정을 엄마에게 털어놨을 때의 안도감이 인식의 시작이었다는 고백입니다.


2. “30살에 퀴어임을 깨달았다”

“When I was 30, I didn’t know I was queer… I realized she was a lesbian. … What if this isn’t a friendship crush? What if it’s just a crush?”

우연한 친구 관계에서 ‘단순한 친구 감정’인지 ‘이성에 국한되지 않는 감정’인지 되묻게 되며 정체성을 인식한 순간이에요.


3. 아이돌 배인 인터뷰 (한국 사례)

배인은 “중학교 1학년 무렵, 자신이 동성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처음 자각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감정을 억눌러왔지만, 데뷔 2년 차가 되자 그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전했습니다.


4. 영화배우 케이티 오브라이언의 깨달음

Katy O’Brian은 대학 시절, 드래그쇼를 보러 갔다가 연애 중의 소소한 장면—“조개 요리에 더 관심이 있었다”는 자신을 통해 ‘남자보다 사람 자체에 끌림’을 깨달으며 퀴어임을 인식하게 되었어요.


Pew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LGBTQ 성인 대부분(약 59%)이 10대(10–19세) 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다고 응답했습니다. 20대 이후에 인식한 경우는 약 20%, 30세 이후에야 깨달은 경우는 8% 정도였습니다.


퀴어 소재 작품들


영화 '왕의 남자'

-공길의 젠더 모호성: 공길은 여장 남자로, 여성적 외모와 태도로 연산군의 사랑을 받지만, 이는 단순한 이성애/동성애 구분을 넘어 성별 경계가 흐려진 인물상입니다.

-장생·공길 관계: 명확히 ‘연인’으로 규정되진 않지만, 장생이 공길을 향해 느끼는 애착과 보호 본능은 깊은 감정을 암시합니다.

-연산군·공길 관계: 권력과 욕망이 섞인 관계로, 동성 간 매혹과 집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동성 간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이해와 우정’이 출발점이 되어 자연스럽게 감정이 쌓이는 훈훈한 드라마를 구성했습니다. 나사친의 동성애 성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같이 동거까지 하게 됩니다.


드라마 '슬픈유혹'



1999년 12월 26일, 2부작 특집극(총 120분)으로 편성되었습니다. 한국 최초로 동성애를 소재로 다룬 TV 드라마로 평가받습니다. 중년의 유부남 정문기(김갑수 분)와 젊은 회사원 신준영(주진모 분) 사이에 형성된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정문기는 아내에게서조차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로, 준영과의 관계에서 복잡한 감정과 위로를 주고받습니다. 극 중 준영의 대사 중 다음 문장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나는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남자였을 뿐입니다.”


영화 'Call Me by Your Name'

첫사랑과 성장: 성별을 초월한 사랑의 감정과, 그 감정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가족의 수용: 엘리오의 아버지가 건네는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는 대사는 퀴어 영화사에서 가장 따뜻한 부모의 지지 장면으로 꼽힙니다. 감정의 보편성: 동성 간의 사랑이지만, 누구나 겪는 첫사랑의 설렘·두려움·이별의 아픔을 담아 성소수자/비성소수자 모두에게 울림을 줍니다.


영화 'Brokeback Mountain'

억압된 사랑: 1960~80년대 미국 시골 사회에서 동성애는 금기였고, 두 사람은 평생을 숨겨야 했습니다. 남성성의 재해석: 카우보이 문화라는 강한 남성성의 상징 안에서, 사랑과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 파격적입니다. 사랑의 지속성: 환경과 사회가 가로막아도, 마음속 사랑은 끝까지 남는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여성 간 사랑: 남성의 시선이 배제된, 오롯이 여성들의 시선과 감정만으로 그려진 사랑 이야기입니다. 관계의 평등성: 계급·성별 권력 대신, 서로를 관찰하고 이해하는 동등한 관계입니다. 예술과 사랑의 교차: 초상화를 그리는 행위가 곧 사랑을 기록하는 과정이자, 기억을 영원히 붙드는 행위로 묘사됩니다.


영화 '캐롤'

여성 간 사랑의 현실성: 1950년대 보수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차별과 위험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정체성의 자각: 테레즈가 캐롤을 통해 사랑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여정입니다. 존재 자체의 매혹: 영화의 중심은 성적 지향보다 ‘이 사람에게 끌린다’는 감정 그 자체에 있습니다.


영화 '아가씨'

여성 간 사랑이 중심 서사입니다. 가부장적·식민지적 권력 구조 속에서 두 여성의 관계가 연대와 해방의 서사로 발전합니다. 남성 중심의 성적 시선을 뒤집고, 여성 주체의 욕망과 선택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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