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리 예쁜 편이 아니라 내가 남자에게 고백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셋째 딸은 선도 안 보고 시집간다는데 너는 왜 그 모양이라고 타박을 했고 예쁜 언니, 동생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런 나도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당시 고2였던 나는 영어와 수학을 방과 후 단과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이과 수학반에 여학생은 나 혼자였다.
몇 달을 다니면 보통 같은 자리를 앉아서 수업을 듣게 된다.
학원은 3명이서 같이 앉을 수 있는 긴 책상으로 되어 있었는데 내 옆자리에서 항상 수업을 듣는 남학생이 있었다.
수업 때도 선생이 질문하는 말에 곧잘 대답도 잘하고 우등생인 모양이었다.
몇 달 동안 바로 옆자리에 수업을 듣다 보니 그 아이는 나에게 운명적인 뭔가를 느꼈나 보다.
그 당시 고백의 말로 ‘롯데리아에 가서 같이 감자튀김 먹을래?’가 고백의 멘트였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그 남자애가 나에게 그 멘트를 했다.
당시 도도하기 짝이 없었던 나는 ‘너 반에서 몇 등 해? 너희 부모님도 너 이러는 거 아니니? 연애는 대학 가서 해!’라고 쌀쌀맞게 말하며 돌아섰다.
그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다음 날부터 수업 시간에 그 아이를 볼 수 없었다.
난 남자애가 고백해서 차였다고 수업까지 안 듣냐며 좀생이 같다고 혀를 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모르겠다.
나도 당황하고 놀라워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바로 옆자리에서 수학의 정석을 풀면서 경쟁심도 있었고 긴장감도 느꼈다.
그 남자애가 공책에 예쁘게 풀어쓴 미적분 공식을 보면서 나도 호감을 가졌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며 그 애와 롯데리아에 가서 감자튀김을 먹으며 너 커서 뭐가 될 거야? 무슨 과 갈 거야? 모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하고 싶다.
00고등 학교 00야! 그때는 내가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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