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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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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밤에 보름달 보러 나갔는데 날씨가 이제 쌀쌀하다.

이제 여름 옷도 정리해야겠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여름이 이렇게 간다.

난 더위를 잘 타지 않는다.

대신 추위를 엄청 탄다.

예쁜 여름 원피스도 많다.

그래서 난 여름이 좋다.

온수 매트도 이제 끄집어 내야 되고 채 즐기지도 못한 여름을 이제 보내야겠다.

어제 산책 나갔더니 하늘이 너무 이쁘다.

태양도 그렇게 뜨겁지 않다.

시간은 어김없이 가고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연을 보면 나의 이 모든 것이 부질없이 느껴진다.

나의 이 아등바등이 이 넓은 자연 앞에 무슨 소용이람?

하지만 현생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전쟁이다.

산적한 많은 문제들이 있고 난 해내야 한다.

요즘은 지하철이나 길거리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다 무슨 걱정을 하고 살까? 싶다.

다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나만큼이나 아프고 나만큼이나 절실할 것이다.

운명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나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이다.

타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이해시키고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결국 타인이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고 그 결과도 나의 몫이다.

누구를 탓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가고 싶으면 가고

사고 싶으면 사고 난 나의 마음이 동하는 데로 행동하고 산다.

오로지 난 내 눈치만 본다.

내 마음만 들여다본다.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는 나의 고려 사항이 아니다.

타인의 생각을 내가 통제할 수도 없거니와

그들이 나를 좋게 본다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도

나쁘게 본다고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일 뿐이다.

난 내가 보기에 맘에 드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내가 마음에 든다.

이렇게 열심히이고 악착같고 우직하고 희한하고 집착 쩔고 세상에 유일무이한 내가 좋다.

좋은 사람이 될 생각도 없고 내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련다.


#가을#나#타인#생각#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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