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순수함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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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어릴 때 자전거 뒤에 태우고 밤에 달린 적이 있다.

난 자전거를 못 타는데 보조 바퀴를 달아서 타곤 했다.

달리는데 조카가 나에게 ‘이모 달이 나를 계속 따라와~’ 이러는 거였다.

내가 ‘와 달이 우리 00이 좋아하나 보다!’라고 말해줬다.

그러자 조카가 ‘그런가 보다. 이모…’ 그러면서 웃는 것이었다.

애들은 참 순수하다.

순진한 말을 하고 세상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나는 다른 어른들에 비해 그런 편이긴 하지만 애들 보면 나도 세상의 때가 많이 묻었다.

고정관념으로 세상을 보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지만 또 나만의 잣대로 보기도 한다.

어린이 코너 가면 애들 옷을 보면 이런 것 어른 사이즈 안 파나? 이럴 정도로 아직 유치하다.

애들 예쁜 옷 입고 가면 나도 저런 옷 입고 싶다 이런 생각 한다.

엄마는 내가 산 옷들은 보면 하나같이 다 구질구질하고 거지 같다고 한다.

그러든가 말든가 엄마가 보기에 그런 옷을 난 부지런히 산다.

작년에 아이들 왕관하고 목걸이, 귀걸이 유행해서 사서 놀았는데

그걸 본 엄마가 정말 한심하게 나를 쳐다봤다. ‘

시집은 안 가고 저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시집 안 가고 이러고 살면 안 되나?

전에 엄마가 죽을 때 나 때문에 눈을 못 감을 것 같다길래

내가 엄마 뜬 눈 손가락으로 감겨주겠다고 말했다.

철들 생각도 없고 그냥 나 좋은 거 하다가 죽을 예정이다.


#아이#순진#호기심#순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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